수색水色에서 수색水色에서 풋풋하니 미루나무 잎도 성글어 더러 밀리는 듯 바람이 다가가면 선 듯한 이를 모기가 먼저 반기더라, 난지도蘭芝島에는 이즈음에도 야경꾼들 있는지 도란도란 즈그 이야기를 나누는 목소리 들려 오고 아무렇지 않게 벌린 가슴으로는 이녁의 사랑도 담기는가 마음밭 깊이 한강물이 밀..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6
언약言約을 꿰어 언약言約을 꿰어 사는 게 뭐 대수기에 그대 닿기지 않은 그리매로 다가와 죽절竹節로 마디마디 삼경三經을 헤아림은 사서四書에 이름인가 이리 오라 그런 것 다 떨치고 다가오라 삭풍은 나무 끝에 외로운 등을 달았으니 치운 날 몸짓 손짓으로나 눈맞추고서 가여운 약조約條를 세우자 속살로도 부끄..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6
돌 하나 던져 두고 돌 하나 던져 두고 오늘로도 연못은 그대로인데 누가 던지는 돌이냐 넘치도록 가득한 방죽 위에 무심히 던지는 이는 가는 것이 가는 이만 같지 못하여 오늘도 그 자리를 지나쳤더니 넘치도록 가득한 방죽 위에다 무심히 돌 하나 던져 두고 천연스레 가는 이를 탓하고 있다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6
고리 고리 가라,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가라 그대가 남긴 손짓 그대로 두고 가라 그대가 간 뒤에도 별이 지려니 우리 매듭진 사랑의 고리야 풀어 뭣하랴 적어 두지 아니한 이야긴들 강물에 흘려 보낸 뒤 마저 아니한 사랑의 몸짓 공중 위에 띄워 보낸 뒤 그대 떠난 서러움을 나 이제 보겠다 사랑이야 누군..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6
내 사랑은 내 사랑은 내 사랑의 깊이는 얼마나 될까 한번 다가와 돌 던지고 간 사람아 이녁 이사 가면 길손 떠난 뒤에는 퍼져 가는 물결을 보는 거라네 내 사랑의 높이는 얼마나 될까 이고 진 가슴은 품고도 남아 그리도 우뚝하니 깃발을 대어 씨줄과 날줄로 매고 엮어서 천의무봉天衣無縫을 짓는 거라네 내 사랑..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2.29
이녁에게 이녁에게 반쯤 타다 만 연필로 그리는 이녁 사랑은 손이 되고 검은 머리카락이 되더니 이제는 바람으로 다가와 버리더라 가슴에 대일손 모도운 채로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 내 미운 마음을 전하기에는 너무 멀어 합장合掌한 채로는 달릴 길도 없으니 글씨 하나 넌지시 지어 이녁 계신 곳 대일..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2.27
편 갈라두고 편 갈라두고 먹거리 못 가져온 아이들끼리 나와 화단 앞 수돗가 물 한 모금 먹고 시리도록 다시 물로 배를 채운 뒤 유리창 아래에서 맞이한 해바라기 아이들은 그런 뒤에야 나와서 편을 갈라 깡통을 차는데 춘삼월春三月 비친 해는 샛노랗더라 내일은 가져와야 할 기성회비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2.26
통금시대 통금시대 언약이란 말은 떠올리지도 않았다 맹서는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 한번 더 헤어질 일을 준비하면서도 오늘은 왠지 쩔쩔매어야 하는 골목 어디서 호각소리가 들리고 문들이 닫기는 시각 한 사람은 정말, 약속, 믿어달라는 말을 하고 있었고 한 사람은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다고 하고 있었다 이..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2.26
하늘에 하늘에 마음에 그림자가 엷어질 때에는 강변에 나서자 한결 달라진 빛깔을 만나리라 어느새 다가온 물총새는 고깔을 쓰고 개울로 날아간 뒤 그 사이를 3월 바람이 차고 들어오려니 미친 것 하나만으로도 그대 오는 길목에 서겠다 비로소 하늘이 보이고 그 하늘에 담긴 스스로의 낮은 모양새 이웃하는 ..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