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마음에 그림자가 엷어질 때에는 강변에 나서자 한결 달라진 빛깔을 만나리라
어느새 다가온 물총새는 고깔을 쓰고 개울로 날아간 뒤 그 사이를 3월 바람이 차고 들어오려니 미친 것 하나만으로도 그대 오는 길목에 서겠다
비로소 하늘이 보이고 그 하늘에 담긴 스스로의 낮은 모양새 이웃하는 날 사람이란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디로 가고 정작이 혼자 홀로는 울 수 없는 그리움을 담고 와서 피보다 진한 푸르름의 하늘을 향해 울어야 하는가
본시 그리움이던 것이 서러움이던 것이 응어리져 내린 열 달 내게는 죄 없어라 어느 날 문득 그리움으로 자리를 한 뒤엔 동그마니 떠오른 하얀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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