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同氣간들 불러 놓고 기댈 것 하나 없는 나이쯤 되어서는
동기同氣간들 불러 놓고
채전 상치 뜯어 상차림 하는 동안
냇가에서 살찐 고기 천엽을 하는 자리
사립문에다 묻어 둔 뱀술도 내어 놓고
내어 키운 중닭 한 마리 이승을 달리하는 것이
초장에 회를 치고 두 잔 받고 앉았다
그렇게 되었다면서 남의 이야길 전하는데
먼저 간 그 몫까지 내 잔에다 채워 두고
내년에도 다시 만나 내 잔도 받을 것이
순배를 달리해도 떠오르는 달빛이라
연곡사 조실祖室스님이 말씀 하나 남기는데
오는 듯 가는 것이, 가는 듯이 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