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쌓은 돌탑

동기간들 불러놓고

강정순 2006. 12. 24. 05:49

 

 

 

 

 

 

       동기同氣간들 불러 놓고

 

 

 

       기댈 것 하나 없는 나이쯤 되어서는
       동기同氣간들 불러 놓고

       채전 상치 뜯어 상차림 하는 동안
       냇가에서 살찐 고기 천엽을 하는 자리
       사립문에다 묻어 둔 뱀술도 내어 놓고
       내어 키운 중닭 한 마리 이승을 달리하는 것이
       초장에 회를 치고 두 잔 받고 앉았다

       그렇게 되었다면서 남의 이야길 전하는데
       먼저 간 그 몫까지 내 잔에다 채워 두고
       내년에도 다시 만나 내 잔도 받을 것이
       순배를 달리해도 떠오르는 달빛이라
       연곡사 조실祖室스님이 말씀 하나 남기는데
       오는 듯 가는 것이, 가는 듯이 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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