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금시대
언약이란 말은 떠올리지도 않았다 맹서는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 한번 더 헤어질 일을 준비하면서도 오늘은 왠지 쩔쩔매어야 하는 골목
어디서 호각소리가 들리고 문들이 닫기는 시각 한 사람은 정말, 약속, 믿어달라는 말을 하고 있었고 한 사람은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다고 하고 있었다
이윽고 다가선 여관 남들은 어떻게 이 방에 들어섰을까 나는 어렵게 이 방에 들어섰는데 이미 밤꽃 냄새 가득한 속을 사람들은 어떤 재주로 들어왔을까
이젠 이야기는 그만하고 자 그러면서 꽃뱀이 또아리를 트는데 이럴 때 남들은 어떤 구름을 타고 떠올랐을까
통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한번 길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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