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약속 가을의 약속 가을이 되었으나 빈 벌판에서 한 알 볏날도 거둠 없는 부끄러움도 부끄러움이지만 서른 해 넘이도 빈 영혼의 항아리를 안고 수수깡처럼 허허히 서 있는 저들의 벌판에 와서 우리는 날마다 그 곳을 향해 밀항密航을 꿈꾼다 낱알의 되만 가지고도 분수分數를 알고 오른손을 들어 바른손을 ..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20
고란사皐蘭寺에서 고란사皐蘭寺에서 고웁다 자운영紫雲英 예전 풍류객 아이는 종종걸음 배운 걸음마 고란사 석남화石南花 비끼운 석양夕陽 노인老人은 짧아지는 해를 아쉬워하고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9
청개구리 청개구리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에 청개구리 있어 어미 말 안 듣고 거꾸로 청개구리 있어 그 속은 썩어서 하나도 안 남고 그래도 죽어 청산靑山에 기대 청산靑山 가길 비 오는 날 강江에다 유언대로 묻어두고 가람가 부모를 개굴개굴 운다든가 그만 할 적 우리집 감나무 하늬가지는 재 너머 웃대내로 ..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9
정월正月 대보름 정월 대보름 정월正月 보름에 지내는 상上할아버지 제사는 산소山所도 잊히고 후사後祠도 없어 공功들이면 복받는다 이어 오는데 각시 옷섶도 안 풀고 애기 서방은 월월 월 타오르는 보름달 집 사위는 밤 사당패거릴 따라 홀연히 멀어 가서 육자六字배기 가락 따라 장수長水로 운봉雲峰으로 동학東..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9
절개 절개 수절개 절개 절개 수절개 원앙 같은 그리움을 학鶴처럼 살다간 김형金兄이 마지막 보는 푸른 하늘을 베고 누울 적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시집詩集을 베고 누워 그들 사랑 영원을 맹세하더랍니다 그녀의 마음에는 김형金兄이 살아 이 눈에도 저 눈에도 김형金兄이 살아 이 귀에도 저 귀에도 김형金..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9
세존世尊 말씀이 세존世尊 말씀이 나는 아직 젊은 청년으로 머리는 검고 청춘의 즐거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내 앞에는 영화로운 임금의 자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영원한 진리를 찾아 부모와 아내가 눈물로 만류하는 것을 뿌리치고 인생의 봄을 등졌던 것이다. 나는 왕궁王宮을 빠져 나와 머리를 깎고 가사..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6
당신에게 한림翰林이에게 봉구에게 당신에게 한림翰林이에게 봉구에게 땅거미가 저버린 벌판에는 치운 바람이 휘몰아쳐 오고 정말 인제는 혼자인가 싶게 숙소의 문을 들어서면 고독이라는 것이 참으로 외로움이라는 것이 광주리째 안겨드는 저녁 뜸들기를 기다려 두부 지전脂煎을 부치고 마주한 듯 밥상 앞에 자릴 하면 비어있는 저 ..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7.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