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탑에서 남매탑에서 오누이 다 키워낸 젊은 여인이 스스로 지은 세상사를 비끼어 두고 인적이 드문 날을 골라 올라선 제 손바닥의 손금을 헤아려 보는 상원암 오월 열 이렛날 해는 한 중천 오히려 붉어라 희고 고운 이 묻나니 가는 길 나직한 화답 한가로이 지내는 일을 밝혀 말하길 늦되이 익힌 산행에 취해 ..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4
淑夫人 마님 淑夫人 마님 살겠는가 죽음을 가벼이 하면 살겠고 살기를 중히 여기면 죽겠는데 그래 살겠는가 주리를 틀면서 官奴에게 말한다 본디 역모 끝에 예까지 와서 그래 주인 마님을 넘봤는가 아니지다 그게 아니지다 행랑채 무른 살구를 따달라서 꼰지서서 따준 살구를 받던 마님의 옷깃으로 보이던 가슴밖..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3
공방살 공방살 신부를 반은 죽여놔야한다며 또래들이 이렇게 저렇게 일러 주어서 첫날밤 사내구실을 들어 배운 신랑이 위에서 하고 뒤에서 하기를 밤내 거듭해 ...망칙도 하여라 신부는 그만 혼이 나가 뿌렀씁니다 개가 되고 말이 되어버린 신랑 때문에 신부도 개가 되고 말이되어 뿌렀씁니다 신부는 그만 밤..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3
꿈 꿈 꿈이다 대 낮에 꾸는 백일몽 천날 꿈가지고도 풀리지 않는 산다는 것은 한낱 꿈이다 인간사 부귀영화 단지 외 구름 단꿈은 단비로 내리고 궂은 비는 망상으로 내린다 가없단 인생 물위에 비추어보면 한낱 꿈이다 산다는 것은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2
차일봉가에서 차일봉遮日峰가에서 지는 해 뒤 잠시 이슬이 맺혀 지상 의 것과 작별을 더디 하는 동안 점점이 사라지는 황홀한 박모薄暮 보라 공중에 매단 무수한 별을 구름도 잠시 가던 길을 비끼어 섰다 뉘라서 이름지어 北斗라 하는가 天下는 옛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다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0
꽃씨 꽃씨 한 마장쯤 앞서 갔던 길이다 그대가 흘리듯 하던 말들은 남아있어서 가다 멈추고 다시 가나니 사랑한다, 차마 하지 못한 말 꽃잎에 입맞추며 맹서를 하였으니 오늘 다하지 못한 일들 꽃씨로 여물어 해마다 이 자리에 피어날 진져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19
밤 바다 밤 바다 당신을 안다 싶었더니 헤아릴 수 없는 마음처럼 밤바다는 그리운 일들 다 쏟아놓은 뒤 잠든 갓난아이 숨소리로 남았다 들리는 것은 실은 파도소리가 아니다 처음에 당신은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 물었다 혼자인가, 정작이 혼자인가 그러더니 바다는 간밤내 토해내던 그리움 식혀가며 누워선 ..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18
입맞춤 입맞춤 呂不韋는 한단(邯鄲)에서 춤잘추는 한 여자를 사랑하여 그 중에서도 비파를 켜는 다섯 손가락을 제일 사랑하여 두 볼에 대일 손 입맞춤하며 기꺼워 하더니 인질로 와 외로운 군주를 모시되 지모가 남달라 그에게 주어 부인으로 삼게 하였나니 이르되 명하기를 너와 나 사이 입술을 허술히 움직..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18
내 마음에 쌓은 돌탑 내 마음에 쌓은 돌탑 1 그는 검은 말을 타고 나타났습니다. 하늘에 별을 보아도 아리고 땅 위의 패랭이꽃만 보아도 그냥 가슴이 시릴 나이, 단기檀紀 4281년 서력西曆으로는 1948년입니다. 가 뭄도 그런 가뭄이 없던 해, 나는 면에 가서 토벌단 집회에 다녀오던 길이었습니다. 지서를 야습한 무리들이 태..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17
에필로그 에필로그 아무래도 네가 진로를 잘못 정한 것 같다. 누구로부터 무슨 말을 전해들었던지 아버지는 낙담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 이 선비라 이름하는 文筆은 더구나 60년대에서 70년대로 이어지는 그 당시 글을 쓴다 는 것은 가난이 예약되어 있거나 사치스러운 일에 속하였다. 먹는 일 하나에 ..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