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쌓은 돌탑

입맞춤

강정순 2006. 10. 18. 07:03

 

 

 

 

 

           입맞춤
 
  
               
 

      呂不韋는 한단(邯鄲)에서 춤잘추는 한 여자를 사랑하여 

      그 중에서도 비파를 켜는 다섯 손가락을 제일 사랑하여     

      두 볼에 대일 손 입맞춤하며 기꺼워 하더니 

      인질로 와 외로운 군주를 모시되      

      지모가 남달라 그에게 주어 부인으로 삼게 하였나니      

      이르되 명하기를      

      너와 나 사이 

      입술을 허술히 움직이면 너 나가 함께 죽겠고   

      그 입을 중히 여기면 너 나가 같이 부귀로울 터 

      여불위의 아이를 가진 채로 신첩이 되어간 뒤     

      마침내 나라를 이뤘으니  

      사람들은 그가 여불위의 아들 진시황이라 일렀더라

  

      로애여 나는 이제 상국이 되었다       

      왕도 나를 중부(仲父)라 높혀 일컫나니  

      아비를 중부라 부르는 이 기막힌 세상 

      그러니 태후를 불러 다시 은밀히 입맞춤을 한들   

      나를 욕할 일인가 

      찾아든 식객들과 더불어 천지 만물 고금을 

      팔람(八覽) 육론(六論) 십이기(十二紀) 수십만자로 엮어 놓았으니

      이름하여 여씨춘추(呂氏春秋)

      그 중 한 자라도 잣귀를 더하거나 깎을 자 있다면

      내가 성을 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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