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늘은 너로 하여금 나로 말하면 드러낼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도 많아 감추어야 하는가 우리 이 사랑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 마주한 시절도 시절이려니와 함께 할 수 없는 날들 한스러워하지 않으면서 지금 이대로의 삶을 탓하지도 않고 돌아설 줄 아는 우리는 남남이다 그래 우리는 남남이다 묻지는 ..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1.05
편지 /편지를 받고 편지 지금 섬진강변에는 매화가 피어 남도 백리길 매화가 피어 산이고 들이고 희고 붉어서 조으는 듯 흘러온 사람들이 탄복입니다 이 꽃이 지고 나면 순서가 있어 차례대로 꽃들은 다시 피어나 당신이 오고갈 곡우 무렵엔 화개 쌍계사로 벚꽃도 십리 사람들 머리며 이만 꽃잎이 내려 봄비인 듯 꽃비인..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1.04
잘못 잘못 이 바람에 떨어지는 강물 위 꽃잎 벚꽃잎 지고 나면 우린 어쩌나 다시 연락할 거지 그러면서 돌아오는 청명淸明 양수리兩水里 나는 강남이고 저는 강북길 신호가 한번 가다 끊어지면 난 줄 알아라 두 번째 거는 신호를 받은 신랑은 소리 없이 끊긴 전화를 뭐라 했을까 이번에는 바로 받은 저의 목..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30
언약 언약 꽃잎에 볼 비비며 기꺼워 마라 저 달이 기울기 전에 잎이 지려니 천만번 볼 것같이 언약 지은들 돌아오는 내년에도 이 꽃 볼란가 곁 두고 있으면서 그걸 모르이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9
실반지 실반지 간절히 원하는 일들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원하지 않은 일들만 이루어지는 그 언저리에 네가 있었고 내가 있었다 나는 한 30년 객지로 돌아 동으로 서으로 더런 남으로 가서 등짐 진 일없이 고 르게 살아 자식도 저만하다 타관 사람 수발로 사는 나도 이제는 조석으로 손 시리고 보던 책이 멀어..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9
자운봉紫雲峰에서 자운봉紫雲峰에서 가슴 쓸어 내리는 일도 좀 있어야 살 만한 도봉산道峰山 골짜기를 타고 올라 보면 응어리진 일들 풀어내지 못하고 저리 굳어 멈추듯 가다 만 자리에 우뚝하니 바위로 남아 천년 세월 비바람 아우르며 서 있는가 앉아 있는가 저승 품새 산들은 솟아오르듯 쓸려 내려 미완으로 온전하..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9
無一言 夫婦사이 無一言 夫婦사이 잔위에 비친 그림자 거긴 누군가 풍채 그만한 사람이 고초는 만근 이승에서 맺고 끊음이 이와 같으니 뉘라서 탓을 하랴 지은 夫婦緣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8
加坪에 가서 加坪에 가서 친한 벗이 지방 서장으로 나가 관내를 떠날 수 없어 찾아든 우리를 강가 올갱이 집으로 안내한다 강상에 배 없으니 사공인들 있을손가 하는 일을 물었더니 술병 들고 나와 기웃한다 술과 여자와 돈을 가까이 마라 자리가 위태로우니 모름지기 몸을 낮추어 뜻은 높일 때 잣술을 기울이며 ..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7
회룡사 목상 회룡사 목상 자색이 반반한 초년 과부를 저마다 월담을 두려치 않아 달거리 없는 며느리를 불러 이르길 반월도에 담긴 뜻을 너는 알지야 쌍과수집 넘나들던 짝손이 청년 철난 듯 회룡回龍까지 찾아 들어가 하자 해서 버리겠는가마는 가질 수 없는 일까지 읊조리니 떠나 보면 안다 왜 머무는지를 고요..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5
첫날밤에 죽으니 첫날밤에 죽으니 문경새재 우이암 주지가 절에 들면 첫날밤에 죽고 후로도 죽어 나가기를 거듭하여 그 자리가 비었겠다 그러면 내가 갈까 수좌首座는 누더기를 걸친 채 죽기를 한하고 절에 들어 좌선인데 한밤중에 주지를 찾는 괴이한 소리 있었겠다 와서 이야기도 마다하고 한다는 말 이 절 주지住.. 내 마음에 쌓은 돌탑 200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