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동유럽배낭여행] Rumania 2005- 시골풍경

강정순 2006. 3. 30. 20:56

독일을 비롯한 EU국가는

번호판앞에 자국의 이니셜표시가 되어있다.
털어도 이런 차들만 골라 턴다.
이스탄불에서 자동차로 프라하까지 온

스웨덴 젊은이 세사람도 털이를 당했다.
눈빛이 살아있었다.

스톡홀름에서 왔다는 말에 친구를 떠올렸다.
집으로 전화를 했다.
못 갔어
이번 여행에 가장 미안한 것이 그 친구다.

아들의 병역문제로 부터 이어진 것이
오늘의 나와 그가 됐다.

그런데 그 아들의 결혼식에 앞서 그의 부탁을 받았다.
사회를 맡아주어야하겠다.
나는 계획을 변경하지 않았다.

아내에게 참석을 부탁하고 갔다.
그런데 제부의 죽음 뒤끝에

이태리로 여행을 하였던 모양이다.
위안의 시간과 절망뒤끝에서 오는

평정의 간구는 이해가 간다.
Chech Republic에서 열흘을 보내고

난 뒤였는데, 들려오는 소리가 그랬다

 

이런.
50일만에 이 여행을 접었다.

Wien으로 다시 왔다. Don Bosco로 갔다.
Lasser Franz는 예전 그 침대를 내주었다.
Maleysia항공사로 갔다.

오히려 서울측에서 출발지변경을 거절했다.
Istanbul로 가셔야하겠습니다.

러면서 직원은

아주 자상하게 가는 편을  일러주었다.
값으로 치면 기차는 187euro다.

항공편은 248 euro.
그만그만한 차이였으나

나는 35시간 22분 거리 Istanbul행 기차를 선택했다.
이 기차가

Hungary, Rumania, Bulgaria를 거쳐간다.  

Istanbul에 가면 6시간의 여유도 있다

 

그런데 Wien West역 출발부터 지연이 됐다.

티켓은 816호다.
몇 사람이 주저주저하고 있는 판인데

유유히 담배를 피우며

즐거워하고 있는 여자가 있다.
나는 이 열차를 타야한다.

그런데 816호는 없다. 묻고 허둥대다 

이 여자를 보면 위안이 간다.
그녀는 이러고 있다.
나를 태우지 않고선 이 열차가 못 떠날걸요?
매력적인 아가씨다.

그래 너라면 300euro에 100을 얹어주겠다.
접속이 됐다.

3층으로 된 침대 칸은 비어서 간다.

은근히 동석을 기대했으나

이 또한 꿈이 됐다.

나는 구름 속에 가린 석양을 바라보며

Wien을 떠났다.

 

잠을 잘 수가 없다.

오스트리아 경찰이 지나가고 나면

헝거리 경찰이 다녀가고,  그런 식이다.

Rumania에서는 내 여권을 보더니

한국인이 다 있네, 라며 신기해했다.
어디로 가는가. 나는 이스탄불로 간다.

그는 벽에다 대고 일일이 여권번호와

이름을 적고 난 뒤 스탬프를 찍어 주었다.
하루 종일 Rumania를 지나간다.

짧은 봄과 가을, 무더운 여름 그리고 한랭한

겨울이 루마니아의 특징이다.
짬통 더위속. 냉방도 없다.

안내방송도 없다.

기차는 한시간 이상을 멈춰서 있다.
이곳이 그리스로 갈리고 소피아로 가는 길목이란다.
Renate Kalss.    

옆방 여선생은 학생 몇을 데리고 Bulgaria로 간다.
UNESCO 본부가 Wien에 있다. 그곳이 일터다.

숱적은 흰머리를 짧게 붙여놨다.

풍채까지 더하여 천상 선생이다.

 

 행로를 밝히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네. 저는 좋은 것만 기억하고 갑니다.

시간 내고 돈 써가며 온 여행,

불쾌한 일들은 담아가지 않습니다.

그게 제 여행 법입니다.
여행은 세계공통의 주제다.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바람에 이야기를

실어 보내주었더니  이런다.

학생들에게 이번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부탁한다.    
어려울 것은 없다.

선생은 침대를 접어만든 의자에

네명의 학생을 앉혀놓고 나를 기다렸다.
남기고 싶다며 나에게 사진도 청하였다.

그러더니 귀국 전에 메일을 보내왔다.
If you return to Europe one day

you must come to our school in Austria
and tell something about your country.

 

시간의 멈춤 뒤끝에 출발을 한다.
사진에 담아두고 싶은 산은 돌산이다.  
그리스가 가까워서인가 돌 빛이 희다.
그 위로 뭉게구름이 올라
천상의 쪽빛속 릴리를 피워냈다.  
기차는 지금 중부 산악지역을 통과하는 중이다.

사람들은 절반정도가 농촌에서 산다.

루마니아 여인들의 일터가 드러난다.
옥수수 조금 고추 조금.
8시. 해가 진다.
Bulgaria에서 환승을 하고 남았을

시각인데 아직 루마니아다.

 

그러니 속은 탈대로 탔다.

Renate Kalss선생은 때때로 다가와 걱정 마라,  
분명 Sofia에서

다음 열차와 연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라며

위안을 주고 갔다.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다.
통로 창가로 내다보니

다음 칸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판이 큰 여자아이가 있다.
한국사람이세요?

바람에 흩어져간 말이었지만

우리말이라 선가, 손을 흔든다.
에스파냐어를 전공하고 있는 이 학생은

Bucharest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중이다.
서로 발을 동동 굴리고 있는 판에 우군이 됐다.
열차는 5시간이 넘어서 Sofia에 도착했다.

Renate Kalss선생과 학생들은

여기가 목적지다. 

 

자정 넘어 열차를 바꿔탔다. 이젠 됐다.
이미 덴마크 남녀가

등받이 의자를 침대로 만들어 놓고

누워있는 곳.

문가 쪽 한자리씩  비어있는 자리를

우리도 잇대었다.

그렇게 Sofia를 떠났다.
6시쯤 멈춰선 곳이 불가리아의 국경 역인데

입국심사를 위해 한량없이 기다려야 한다.
터키를 떠나온 앞기차를 검색한 다음,

우리 기차에 올라와 여권을 걷어간다.
별스럽게 사다리까지 들고 와

천장이나 환기통까지 뜯어보고   간다.
걷어간 여권은 비닐 봉지에 담아 와선

일일이 나누어주고 내려간다.
그런 뒤에 기차가 출발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것도 무슨 권세라고 팔짱을 끼고 버티고 있는

경찰이 하나 있다.
선임자인 모양이다. 그렇다.
Bulgaria는 사회주의국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