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극장Staatsoper은
매일 오페라나 발레를 선보인다.
여기에 가면
제대로 살아온 유럽인들을 만날 수 있다.
금발이나 은색머리에 어깨에 두른 스카프하나,
늙어 저런 모습이어야 하는 데
쉽지 않은 이야기다.
Rossini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대신
Puccini의 'Manon Lescaut'를 보기 위해
3시부터 줄을 섰다.
30만원대의 1층석 뒤에 있는
3.5euro의 입석표를 사기 위해
4시간 반 동안 줄을 선다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상임지휘자가 일본인이다.
어깨가 드러난 드레스를 입고 앉아
박수를 아끼지 않는 발코니의 처녀도 일본인이다.
Manon Lescaut처럼 첫눈에 들어 왔는데,
이럴 것이다.
"나의 이름은 마농입니다.
내일 아침 수도원으로 갑니다"
서부역으로 가는 길의 유려한 성당의 첨탑
Wien에서 유용한 교통수단은 트램Tram이다.
18번 트램은 Don Bosco 근처에서 시작하여
Belvedere궁전을 지나고
쇤부른궁을 인접하면서 시립도서관에 가 닿는다.
헝가리로 가는 南驛과 체코로 가는 서역이
모두 18번 루트 상에 있다.
자연히 이 노선의 단골이 됐다.
무임승차가 가능하다는 것도 그 이유다.
시립도서관에 가서 ID카드를 받았다.
開架式 서가에서 책을 고른다.여행에 관한 이 많은 책들,
그런데 독일어다.
나는 화보를 통해 Linz에 머물렀고
Wien에서 460km너머 Innsburg로 갔다.
사람들은 프라터Prater를 지나친다.
그렇다.
그곳은 여행자의 몫이 아니다.
왕실의 사냥터였던 이곳은
이제 도시민의 쉼터가 되었다.
숲과 잔디밭은 20리가 넘는다.
끊임없이 사람들은 뛴다.
부부가 함께 뛴다.
스키장에서나 쓰임직한 스틱을 양손에 쥐고
경보를 하는 사람들.
숲속 오솔길로 어린아이들이
말을 타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 참 왜소해진다.
그런데도 나를 편안하게 해
주는 곳이 이곳이다.
나는 Don Bosco에서 나와 야영을 하며
손이 가는 대로 소회를 남겼다.
님 없어도 이 여름 꽃이 고와서
아내 모르게 책갈피에 끼워두었다
나올 때의 민머리가 아직은 그대로여서,
이런 나를 보고 오는 이가 있다.
턱아래로 주름의 골이 깊은 노인이다.
나중에 명함을 받고 보니
오스트리아 신문 및 잡지발행협회 사람이었다.
부인의 관심이 Buddhism에 있었다.
少林寺의 혜가를 들려주었더니 아주 좋아하였다.
단체여행, 유럽은 [100배 보기] 면 된다.
그러나 배낭여행은 Lonely Planet이어야 한다.
그래야 Shaolin Si라는 말이 나온다.
도교라고 하면 모른다.
Daoism이라 해야 알아듣는다.
욕심을 부린다면 Lonely Planet판
[KOREA]도 구비해 와야 한다.
우리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김치를 된장을.
지리교사임용고사를 앞둔 낭자가
우리 민속화를 여러장 남겨 놓고 갔다.
주먹밥에 그만 녹아 놓고 간 민속화는
그대로 그 분에게 전해졌다
나는 Prater를 떠나지 않았다.
소르본느La Sorbonne 대학생이
부다페스트에서 파리로 가는 기차 안에서
미국 청년과 우연히 같은 자리에 앉게되면서
시작하는 영화가 있다.
여자의 목적지는 파리이고 남자는 Wie
처음 만나는 짧은 시간 동안에 나눈 대화가
여자를 도중에 내리게 만든다
하룻동안의 동행이 끝나 해가 뜨면
둘은 헤어져야 한다.
그러면 안될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해가 뜨기 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날이 밝자 둘은 각자의 길을 간다.
영화 [Before Sunrise]에 이 Prater가 나온다.
20대의 풋풋한 사랑은 6개월후
Wien역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그러면서 묻는다.
당신은 낭만주의자인가?
아니면 현실주의자인가?
식탁형 벤치에다
배낭을 놓고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다.
나는 그늘로 들고 오스트리아인 들은 볕가로 나간다.
그런데 혼자와 해바라기를 하는 여자가
동방인에 대해 호기심을 나타냈다.
또래처럼 보이기도 한데
서양 여자들은 나이 가늠이 안 된다.
시트를 가져와 잔디에 편 다음 벗으면 속옷이다.
썬텐을 발라가며 책을 보다, 잠을 자다
그러다가 늦은 점심을 과일로 대신한다.
자연히 눈길이 미치는 거리인데,
얼마나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였던지
군살이 하나도 없다.
그 다음 날은 내가 상의를 벗고 있어봤다.
맨가슴은 구경거리 이상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아예 페트병에 물을 세병 담아
갈참나무로 갔다.
비누거품을 일으키며 샤워를 하며 보니
온몸 가득 눈길이 닿아 있었다.
젖은 속옷을 벗고 물기를 닦아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갈아입었다.
그런 뒤에 20분 거리 Billa로 갔다.
그리고 와서 보니 배낭이 없어졌다.
남아 있는 것은 체인뿐.
그 여자에게로 갔다.
이런 사람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머리 모양새를 형용한다.
아까 마주쳤던 인도인이다.
그는 유유히 카터를 끌고 가며 내 인사를 받았다.
그래 내가 작년에 Amritsar를 갔었어.
그란 말인가.
길은 양쪽으로 갈린다.
뛰고 보니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 셈이 됐다.
그는 한 손에 맥주 캔을 들고
유유히 샛강을 넘어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내 배낭을 훔쳤어, 이 도둑놈.
이번에는 인도말로 대꾸를 한다.
길 건너가 파출소다.
JuJuBe 나무아래에 앉아
연못을 거쳐오는 바람을 마주하고 들려오는
경전의 소리도 소리이지만,
그들 스승 Guru Nanak의 탁발수행에
감명받은 바 큰 나다.
잡았던 멱살을 가만히 놔주었다.
잘린 배낭 끈을 묶고 보니
이제 Wien을 떠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이 지났다.
나는 국경도시로 가는 기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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