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알마티: 콜사이 호수와 차린 협곡 당일 여행상품

강정순 2024. 9. 14. 19:50

 

Getyourguide.com을 통해

43$에 떠나는 일일투어.

차린협곡 30여 km를 앞두고

한 차례 더 정차해 준다.

여남은 관광버스가 멈춰선

이곳 거리의 개들이

사람이 주는 먹이에 길든 모양이다.

 

사진 속의 이 검정 개는

나한테 다가와 아는 체를 했다.

목을 만져주면

편안함을 느끼는 게

개의 습성이다.

그래 똘이니?

해피가 여기 와 있었구나

먼저 간 이름을 불러주며

한동안 먹먹해 졌다.

집에 있는 럭키에게

돌아갈 날이 다가왔다.

여행의 막바지

알마티 동부지역

너른 평원길에 서 봤다.

입구 10km 안내판이 보이는

1차선 도로를

누군가 자전거로 주행하고

그 위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차린협곡을 걸어 십 리가 뭔가

왕복 5.4km다.

 

그러니 한 번 정도

화장실을 갈 법한데

이런 곳의 화장실이

100텡게씩 받는 데만 열심이어서

여자들은

곤혹스럽겠다고 생각했다.

 

비는 눈으로 덮이고

그 위로 안개가 드리웠다.

 

사진에 담으려 여기까지 온

이들의 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수면을 가로지르는 배가

눈에 거슬린다는 소리도 새어 나왔다

눈에서 배를 치우고 안개를

걷어내자

콜사이호수가 온전히 드러났다.

마음의 티끌을 거둬내면

그게 바로 불성 아닐는지.

 

 

5시 30분에 출발합니다

지평선이 낮아지고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닳고 헤어진 도로를

버스는 기웃 등거리며

지루하게 걸어갔다.

알마티까지 197km.

7시가 넘었다

실내등이 꺼졌다

전조등이 저 멀리

그런데 뒤에서 운전기사에게

다가가는 젊은이.

2시간 후 휴식 시간을 준다고

했었다.

그러니 장시간의 여행길에서

함부로 먹고 마셔선 안 된다.

우리는 800텡케짜리 커피 한 잔도

에스프레소로 주문했었다.

 

마침내

아침에 쉬어갔던 자리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검둥이가 다가와

살갑게 굴었고

목덜미를 만져주며 잠시

짧은 만남이었으나

다시 오지 않을

긴 이별이 왠지 모르게 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