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릉지대에 끝없이 들어선 올리브나무를
세 시간 가까이 한도 없이 봤다.
국도를 타고 오는 일정한 속도감으로 해서였던지
피곤하지 않았다.
거기에는 그라나다로 가고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하였을 것이다.
비로소
석류'라는 뜻을 가진
그라나다Granada에 들어왔다.
그라나다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33번 버스를 타면 14정거장, 거기서 내리면
아파트숙소다.
택시를 타지 않고 도착 가능한 숙소라니
이 아니 좋은가.
그런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가 이 버스를 타야한다는 것.
더 들어설 수 없을 정도였으나
아무도 비좁음을 소리 내지 않았다.
그래 같이 가는 거다.
우리는 암할브라궁전 가까이에다 숙소를 정했습니다.
그러는 한국인 낭자 둘도 이 버스를 탔다.
이들의 다음 여행지가 바르셀로나라고 해서
거기 버스터미널에서 나오면 溫州面館이라는 곳이 있노라고
알려주었다.
괜찮은 곳이야
기억했다 들려 볼 께요.
집에서 온지 4일짼데도 밥이 그리워서
어제는 라면 사 먹었어요.
우리는 50일이 넘었거든
우와.
지나면 그만인 여행임임에도 바르셀로나하면
그 집에서 먹던 밥이 떠오른다.
쉽게 와서
쉽게 아파트숙소를 찾았다.
2시에서 3시 사이에 도착하겠노라
미리 전갈을 넣었더니
기다리고 있다시피
매니저를 만났다.
엘리베이터로 여기 2층에 오르고요
그러면서
책상이 놓여있고
작은 스토브를 갖춘 1호실을 배정해 주었다.
우리가 늘 궁금하게 여기는 주방 차례.
여기 있는 양념류도 쓰시면 됩니다.
얼마 만에 제대로 된 주방을 만나는 것인가.
버너 꼭지가 없어 불을 쓸 수 없던 세빌의 주방.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만 놓여있던
코르도바의 작은 골방숙소.
서러운 시절이 가고 행복한 시간이 왔다.
밥은 밥대로 하면서
비빔국수까지
얼마 만에 우리의 것을 먹어보는지 모르겠다.
하루 자고 나보니 추웠다.
3도에서 16도에 이르는 그라나다.
해발 7백 미터에다
주변에 3,478m 시에라 네바다 산을 덮은 흰 눈의 냉기가
온통 집안으로 들어 온 듯 했다.
안 입던 내복도 꺼내 입었다.
여기서 보낼 5일 동안은 춥게 지낼 판이다.
우리나라 기온은 새벽 5시, 6시에 최하기온을
나타내는데
여기는 오전 9시 시간대가 최저온도여서
오전 내내 춥게 다녔다.
알함브라로 가는 길은 멀다.
거기를 가는데만 70년이 걸렸다.
알함브라 가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니다.
실명이 들어간 입장표는 길게는 몇 달 전에
예약을 해 들어간다.
그러나 지금은 1월 비수기철이어서
하루 8천명으로 입장을 제한한다할지라도
무난할 것으로 보였다.
그래도 온라인으로 예매는 필수여서
이제 나이들면 여행도 맘대로 못 다니겠어
그래 가면서
tickets.alhambra-patronato.es
여기에 들어가
처음 화면에서 사람 수를 클릭하고
그 다음 화면에서 내일 날자를
그런 뒤 다음 화면에서
신청자의 주소와 우편번호까지 들어가는 인적사항과
여권정보까지를 넣은 후
실 입장자의 인적사항까지를 넣어야
마지막 결재 난으로 진행된다.
단번에 되는 일은 없다.
결재에 문제가 생겼다.
이러면 안 되는데.
다시 Corral del Carbon으로 갔다.
오후 근무자로 바뀐 여직원이
노트북을 같이 봐주다가
1인당 21유로씩입니다. 나한테 주고요.
그러면서
벤딩머신에서 자기 신용카드로
표를 끊어 주었다.
아니, 한 장 더요
내 말뜻을 알아차리고 다시 시작하려는데
바로 매진표시가 떴다.
아니, 그러면 다음 날자로 두 사람.
그렇게 해서 다시 두 장의 표가 나왔다.
감사합니다.
아내와 같이 들어가야 하거든요
결혼 40주년이랍니다.
뜻밖의 결실은 이 여직원으로 해서이다.
아니라면 암할브라 궁전을 어떻게 들어가겠는가.
감사합니다.
쌩큐 소 마치.
거리로 나왔다.
좁은 골목도 넓어 보였다.
한결 가벼워진 걸음걸이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일을 해보고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럴 일이 있을런지.
1505년~ 1521년사이에 지은 왕실예배당이 있는 이곳을 중심으로
넓게 퍼진 상가들을 뒤로하고
알함브라로 가는 길에 들어섰다.
미리 한번 가 보자
걸어서 갈수는 있지만
이곳에 와서 알함브라 궁전으로 가는
30번 승합버스를 탔다
이 버스비도 1,40유로씩.
(그라나다 중심가에 이사벨 여왕광장 Isabella Plaza이 있다
광장엔 1492년 이사벨여왕과 콜롬버스가 산타페협약을 기념하는 동상이 서있다
두 사람의 협약은 스페인역사에 큰 전환점이 된다)
여기까지 오는데 70년이 걸렸다
1월 6일(월) 18:40 그라나다
서울시각 1월 7일(화) 02:40
NOTE:
그라나다에 온다는 것이
알함브라 궁전 때문 아니겠는가
특별히
Corral del Carbon에서 일보는
여직원에게 감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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