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트

설매

강정순 2011. 2. 11. 10:04

 

      몽고의 처녀가 길을 떠난다.
황제가 사는 곳은 남쪽이어서 이런 눈 구경을 했을 리 없다.
그러면서 춘절 아침 눈을 담아서 그 속에 어미의 소원도 함께 담아서 황제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씨라무렌 초원에서 거기까진 반년 넘는 길.
황궁에 이른 것은 하지 이맘때. 홑몸으로 그 먼 길을 어찌 갔을까
- 나는 황제를 만나야 한다.
들일 길 없는 수문장이 물리길 사흘.
마침내 氣도 다하고 脈도 다하여 꽃잎처럼 가벼워진 몸위에 거적이 덮였는데
때 마침 시모작을 마치고 환궁하는 황제에게 이르렀다.
-초원의 눈을 담아 황제께 바칩니다.
눈은 이미 녹아 물이 된 지 한참이었으나
-달구나
그러면서 황제는 녹은 물을 다 마셨다.
- 너의 무슨 염念이 먼 길을 나서게 하였는가
- 어미는 낙마를 한 뒤 누워 지내는 데 남쪽 어딘가에 핀 백매를 한번이라도 보고
 죽는 게 소원이라고 해서 그 꽃을 구하고자 황제를 찾았나이다
처녀에게 감읍한 황제는 황실 정원의 백매 한가지와 열매를 비단에 담아 보냈다.
 
여름에 나선 길이 입춘이 지나 마침내 씨라무렌 설원평야에 다다랐는데
황제의 비단 속에 싸인 꽃가지가 눈을 트니 어미의 행복함이 말 할 수 없다.
- 이 눈 속에 꽃이라니 설매로구나
그러면서 어미가 눈을 감는 데
사람들은 그 때부터 황실의 백매를 설매라 불렀더라.

                  

 

NOTE:

 

  • 메주   2013.08.15 14:31 
아하!~ 전설'의 고향'이 따로있음'이 아닙니다...
이런 정성'으로 어머님'을 늘상 대해드렸던들...
지금의 후회'는 없었으련만.... 싶은 애석함'이 같이하는 글'이였습니다....

冊'은 제 2의 경험'이라 하시던 선생님들의 귀에 박힐 정도 말씀'이....
이렇게.... 간접경험'으로 닥아서는 일면위에 놓입니다....

해도,해도 부족치 않은 부모님 공양'인걸
참... 뒤늦게도 깨닳아지네요...

雪梅'의 의미'를 곱씹어보는 늦저녁'에 감사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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