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오후 6시에 이웃주민초청잔치를 연다

강정순 2013. 8. 24. 17:19

금쪽같은 비가 왔다. 60을 갓 넘어선 중년여인의 操身스러운 발걸음처럼

 

얌전히도 비가 왔다.

 

사분하게 내린 이비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밭작물의 목을 축이고 갔다.

 

고추농사를 짓는 이의 근심도 덜게 됐다.

 

배추씨앗을 파종해 놓고 옮겨 심을 요량을 하고 있는 농가도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을 일이다.

 

도랑을 한바탕 쓸고 가는 비가 아니어서 이번 비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긴 여름 끝에 내린 비가 여러 사람들의 우려와 소망을 한꺼번에 해결해버렸으니

 

자연만큼 위대한 스승은 없다.

 

 

 

購販場 구조 변경은 이 달 말까지 벽채와 야외데크작업이 끝나게 된다.

 

벽면의 좁은 한쪽에 농산물판매대를 설치하기에 앞서 안내방송을 했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꿀과 녹차제품 그리고 간장과 된장 고추장

 

이런 것들 生産者履歷簿를 붙여서 판매하게 된다.

 

참깨나 들깨 검은콩 같은 잡곡류도 500g 1kg 소포장으로 내 놓게 된다.

 

물이 좋은 마을에서 만든 酵素제품도 한 칸을 할애할 셈이다.

 

- 그 이외에 有機農생산품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진열대를 제작하는 데 필요하다.

 

생산자이력부를 붙인 제품들의 가격은 出荷者가 매긴다.

 

마을카페에서는 전시와 위탁판매를 하게 되는데

 

판매금액의 10%가 마을수입으로 들어오게 된다.

 

實名이므로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필수다.

 

 

 

이장이 郡廳을 가는 일이 그리 없다.

 

나 살아가는 데 군청에서 받을 도움은 없다.

 

7년 전 귀향에 귀촌을 했을 때의 일이다.

 

귀촌자에 대한 지원책을 물었더니 돌아오는 답은 이랬다.

 

- 그건 서울에서 지원받지 않았나요?

 

 

오늘은 군청 발걸음을 두 차례.

 

旅券을 발급 신청하러 나온 다섯 어른들이 指紋을 찍는다.

 

- 10년짜리가 53천원이라네요

 

- 아이가, 난 언제 또 갈란지도 모르는데 10년짜리 안 해

 

- 10년짜리로 하셔야지다. 내년에도 가고 저 내년에도 가야제

 

39년생의 아짐은 이번 일본여행길이 마지막일지도 모를거라 그리 여기고 있고

 

이장은 내년 3월 일본 여행 때도 가십시다,

 

그리 권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던 민원실여직원이

 

드링크 6병을 쟁반에 담아 나왔다.

 

- 우리 상사마을 사람들 모두가 여권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 되었으면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내내 제빵동아리에서 빵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세 명 네 명 모여 날마다 다른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어서

 

하루 전날 주문을 미리 해놓았다.

 

- 3만 원 정도 두 군데 줄 빵을 추가해 달라.

 

갓 구워낸 빵이 나와 마을방송을 할 때면


곰보빵이라고 하는 소보로빵이 오늘의 제품.

 

이것을 담아 문화관광실을 들렸다.

 

-우리밀로 만든 빵입니다. 마을 카페가 완성되면 그곳에서 판매도 할 것이고

 

샌드위치 같은 것을 만들어 民泊客들에게 낼 것입니다.

 

그러면서 에코빌리지 사업 진척을 이야기하고

 

마을회관 大廳마루를 편의시설로 改築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전하는 데

 

- 야채스프를 한 번 해 보십시오.


다섯 가지 야채가 들어간 야채스프야 말로 건강에도 좋고

 

상사마을 카페에 가면 뭔가 특색 있는 것을 하더라,


그런 점에서도 권해드리고 싶네요.

 

이런 조언들이 있어 이장을 하고 있다.

 

 

 

이장을 할 만한 일중에 또 한 가지.

 

마을 규모가 커지고 달라지다 보니 마을 생활쓰레기가 늘어난다.

 

공병과 캔류 그리고 패트제품은 자루가 넘칠 정도여서

 

이를 일일이 분리 배출하며 이런 생각을 한다.

 

- 방송을 해서 자원봉사자를 모을까?

 

일손도 일손이려니와 뜻은 다른 데 있다.

 

지금 느티나무아래 헌 마대자루에 담아낸 신발류를 그대로 놓고 있는 데

 

그런 것을 같이 보자는 의미다.

 

패트병류를 넣을 칸에 우유 곽을 던져 놓고 있는 데

 

그런 것을 같이 보자는 것이다.

 

하면서도

 

-아니다, 이런 것을 누가 보기 전에

 

그러면서 치워주고 있는 데

 

이 더위에 청소차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헤아려 운반차가 올 때마다

 

식혜면 식혜, 포도주스면 주스를 내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목이 말랐네요

 

그러면서 한 잔 더 받아들며 한다는 말

 

-상사이장님 같은 분이 있어 일할 맛납니다.

 

그런 소리를 계속 듣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어서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궂은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잘 해야지

 

그러면서 다짐을 하게된다.

 

 

 

토요일 날 오후 6시에 이웃주민초청잔치를 연다면서


내외분이 리사무소를 찾아들었다.

 

상사마을로 이사 온 지 3개월째,


동네 어르신과 귀농 귀촌 하신 분들을 모시고

 

이웃되어 반갑고 고맙다는 인사도 할 겸


저녁식사를 대접하려고 한다는 데

 

이장으로서는 이런 소리들이 고맙고 반갑다.

 

이장은 마을방송을 하는 것으로 이 일이 끝난다지만

 

4,50명의 음식을 차려내는 손길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더위에 거기다 잔잔하게 내리는 이 빗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