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장 후보로 나선 용전댁 큰아들 강 정순입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군복을 입고 있었으니
그것도 중령으로
제가 공군출신이라는 것은 다 아실 것이고,
그리고 용전댁이 다라이 이고 다니면서 장학생으로 키운 아들
그런 정도로 저를 아시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네 그런 姜貞淳입니다.
올 여름, 때 아니게 누가 이장으로 나선다네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나올 수 있는 사람이라 해봐야 뻔 한 마을에서
너무 일찍 선거열풍이 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장 임기가 금년 말까지인데
너무 일찍 레임덕현상이 온 것입니다.
12월 13일 임시반상회석상에서 차기 이장선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이응원님 오성택님 오덕수님 김상경님 오희수님 오만수님 왕형수님
이찬원님 오천수님 오철호님 오하수님 냉천댁과 이학자님
그리고 이장과 사무장이 있는 자리에서
- 나도 마을을 위해 사심 없이 봉사하고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라고 출마의사를 표명하였습니다.
우리 마을 이장은 전통적으로 추대형식으로 임명하였지
선거를 통해 이장을 선출한 것은 10년 안팎의 일입니다.
선거는 편을 가르는 싸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후를 구분하고 능력을 따져서
이장을 임명을 해온 것이지요.
지난 대동회에서 저에게 마을운영회의 부위원장을 맡겨 주셨습니다.
공군본부와 정보사에서 27년간 장교생활이 전부이다시피 한 저에게
군인으로서의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 멸사봉공하는 희생정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되살려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라는 뜻으로 알고 기쁘게 마을 일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마을에 규정이 없어서,
오철수 이장이 마을 운영규약을 하나 만들어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가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이 보신 [상사마을 운영규약]이 바로 그것입니다.
- 앞으로 마을 내에 공장을 신축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 주택지가 바라보이는 곳에다 분묘를 신설하는 일도 없어야겠다
- 당몰샘과 마을 식수원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가축사육장도 없어져야겠다.
- 진돗개를 매어 놓고 길러야지 풀어놓고 길러 여기저기서 빈축을 사서는 안 되겠다.
- 농사철이 끝나면 농기구는 창고 안에 보관해야지 도로에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
- 마을 안에 드나드는 큰 차를 규제해서 도로가 손상이 안 되도록 해야겠다.
등은 마을 여러분의 의견과 평소 생각을 정리한 것들입니다.
마을 운영, 그 핵심은 이장입니다.
마을 이장은 봉사와 헌신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하고
마을일을 할 때도 공평무사해야 합니다.
편견을 가지거나 사욕을 차려서도 안 되고 파를 조성해서도 안 됩니다.
지방선거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공공연한 행위를 해서
결과적으로 마을에 직간접 피해를 주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됩니다.
따라서 이장은 정당 활동을 하여서는 아니됩니다.
이장을 맡아 하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책 (연감, 마을백서) 으로
만들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야 후임 이장이 참고가 되고 마을의 역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문서나 장부도 함부로 없애버리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전에 동네에 있었던 장구나 징 같은 농악기들이 언제 어떻게 없어졌는지
내역이나 있던가요. 그
래서 1년이면 두 차례 재물조사를 해야 하고
목록을 유지하도록 이번에 마을 규약을 만든 것입니다.
마을 이장, 적당히 인계하는 일은 없어집니다. 앞
으로는 철저히 업무가 인수될 것입니다.
- 마을명부는 기본이고
- 마을 임야와 토지대장도 있어야하고
- 마을회관내 재물조사목록
- 임기 내 생산된 공문서와 역대 장부철
- 업무 진행사항 또는 미진사항이나 풀리지 않는 현안과제는 무엇이고
- 회계장부와 통장...등
이런 것들이 갖춰진 상태에서
마을 감사 입회하에 확인서명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설령 이장을 마친 후라도 재임 시 있었던 과실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지도록 하였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을 운영이 공정하고 깨끗하게 이루어지도록하고
제 욕심이나 채우는 이장이 나오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마을 이장의 방송을 듣지 못하여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계절별 가청시간대를 고려하여
적어도 두 차례 방송을 하고
방송 원고를 마을 알림판에 한 달간 계시하도록 하였습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다 같이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있듯
3, 4년 사이에 마을이 달라졌습니다.
300년 400년 걸려도 되지 않을 변화가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루어지고 앞으로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젊은 오철수 이장을 통해 한옥마을이 되고 행복마을이 되었습니다.
대학을 나왔으니 식견이 달라도 다를 일입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이 이장을 하는 것을 두고 궂은 이야기를 하십니다.
이장 나이에 강원도지사를 하고 있고 충남도지사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은 47살이었습니다.
여러분의 아들들이 도시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데,
나이 50이면 대기업에서 퇴출입니다. 세상이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저라고 항상 60살 일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못미더워하시는 4,50대 젊은층과 어른층의 중간층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고 타협을 이끌어 내가며 일할 수 있는 시간도
저에게는 지금뿐입니다.
지난 10월부터 마을 분들과 산림조합에 나가 일을 하다 왔습니다.
제가 막일을 나간다고 하였을 때 마을에서 저를 지켜보시고
일도 안 해본 사람이 얼마나 하는지 두고 보자
그러셨는데 남 하는 것, 저라고 못하겠습니까?
일을 같이 하면서 마을 돌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런 이야기들입니다.
- 오문석씨 생존 시 어르신들 간에 술값으로 주고받은 장금 밭이
아직 마을로 명의 이전이 안 되어 있네.
- 전에 소나무가 서 있던 마을 마당 일부가 앞집하고 그렇고 그런 일이 있었네.
- 마당머리 급수원 부지를 두고 이종기씨가 간간이 이장한테 문제제기를 하네.
- 평전을 중심으로 마을의 GPS가 잘못 설정되어 이웃간에 분쟁의 소지가 나게 생겼네
- 이장이 동네돈 100만원을 회관에 두다 잃어버렸다며 탕감을 해달라고 해서
50만원을 마을에서 물어준 적이 있네.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마산농협에서 출자금 배당으로 나오는 비료를
이장이 중간에서 가로챘다며 고발을 한 일도 두어 달 전에 있었지요.
그러면서 저에게 때 묻지 않은 사람이
확실하게/ 똑바로/ 성심성의껏/ 욕심 채우지 말고 이장을 해보라고 하십니다.
해보겠다고 나선 분이 있지 않습니까?
그랬더니, 나이 70이 되면 하던 일도 그만두어야지
무슨 이장을 한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안 해 봤다면 모를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했던 사람이 또 하겠다고 나서는 건 욕심 아닌가.
나오겠다고 해도 주변에서 말렸어야지
그러시는 데 칠순이 넘어서도 다시 이장을 해보겠다는
열정이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시대가 변했습니다.
인정하기 싫더라도 인정할건 인정해야 합니다.
1년 내내 다 해봐야 70만원 가지고 마을 살림을 하던 시대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자녀 손자들이 인터넷을 끼고 사는 세상입니다.
컴퓨터는 기본이고 미래예측은 필수입니다.
장수촌 http://www.jangsuchon.net 이라는 마을 홈페이지 운영도
이장의 해야 할 일입니다.
사무장을 시키면 될 것으로 안다면 오산입니다.
언제까지 사무장제도가 이어질지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사무장은 녹색농촌체험프로그램 사업을 주관하는 자입니다.
지금까지 이루어낸 행복마을의 위업을 되살려
둘레길의 거점마을로 육성 발전시키는 일도 해야합니다.
일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계층의 인재들을 발굴,
[마을운영회의]에 참여시킴으로써
남녀노인회장 부녀회장 청장년회장 그리고 1,2,3반장님들과 더불어
정기적으로 마을운영회의를 개최할 것입니다.
거기서 마을운영의 중지를 모으고 여기서 결정된 방향으로
마을이 운영되도록 할 것입니다.
리 사무소를 체험학습장 건물로 이전 설치하여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마을회관건물은 모임과 회의를 하는 공간으로 유지하겠습니다.
인터넷컴퓨터가 5대 들어오면서 정보화마을로 지정되어있으나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정보검색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최근에 마을에 입주한 분들의 도움을 받아
마을문고를 조성해서 책을 가까이 할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기존의 체험프로그램을 적극지원하여
이를 통해 마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찾아오는 길손들이 늘어나 마을 수입이 증가할수 있도록
지도하겠습니다.
나아가 여름방학 겨울 방학 때 출향인들의 자녀들을 초치하여
1박 2일 체험교실을 시범적으로 운영하여
성과가 나오면 연중사업화 하는 일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 건강 이상 가는 보배는 없습니다.
마을 분들을 위해 봉사해주고 계신 요가선생님이 계신데
계속해서 요가수업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지금 닫혀 있는 구판장자리를 리모델링하여
마을토산품 위탁전시판매장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담아 만든 된장 고추장 약술과 농산물들이
장수마을 포장재에 담아 판매를 대행해 주는 것인 데,
실익이 있는 일인지 논의를 해보겠습니다.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 마을의 간이상수도시설은 점
점 노후화해가므로 수리하고 돈 들어 갈 일만 남았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쓰던 안 쓰던 군의 상수도가
마을에 연결되어야 한다고 보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마을내 하수도 설치를 목전에 두고 있는 데,
마을안 무질서한 전신주를 지중화하여
전신주가 없는 마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하천정비를 통해 새로 넓혀진 도랑 두 곳을 복개하면
늘어나는 교통량을 분산하고 마을 내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인데
타당한 일인 지, 문제는 안 되는지,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청정마을로 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을 가지고 주택의 태양열/태양광사업 쪽으로 가야할 것이고,
아무튼 그런 일이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마을 발전과제로 안고 출발해보겠습니다.
이제 마을 운영이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하는 일도,
이랬다저랬다 하는 일도 없어야합니다.
규정과 절차에 따라 마을이 운영되어야 합니다.
저는 군의 정책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마을운영이 되도록 세부규약을 많이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장에게 가는 이장세는 없애야겠지요.
상이 나면 동네잔치 하듯 술에 담배 수건 그리고 70인, 100인분의 식사준비까지.
상갓집 허리가 휘어지게들 하는 데
다 내 집일 같은 일 아닌가요
포클레인이 일 다 하다시피 하니 인부 서넛이면 될 일
그러니 마을 위친계 운영도 시대정신에 맞게끔 바꿔보십시다.
이제 마을은 千年故里에서 나아가 새천년을 시작하려합니다.
지금까지 집성촌으로써 보여온 좋은 전통은 이어받고
고쳐야 할 것은 고쳐가면서,
가보고 싶고 살고 싶은 상사마을로 찾아오신 외지인들을
아우르는 일에 제가 나서보겠습니다.
용전댁 큰아들
강정순
이장 맡겨놓으면 잘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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