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마을방문객들과 가진 간담회

강정순 2010. 12. 4. 18:39

버스도 역시 경상도다...진주 산업대학교에서 온 마을 방문팀들

 

저도

귀촌을 희망하고 계시다는 여러분의 마을 방문을

환영해 마지않습니다.

추운 날씨에 오셔서 우리밀빵 만들기 체험도 직접 해 보시고

직접 만든 피자를 드셔 보시니 어떤가요

 오늘 이 모습들은 우리 마을 홈페이지에 실릴 것입니다.



 

직접 만든 빵과 피자를 먹어보는 체험학습




작년에는 계절별 마을 신문을 냈었으나 요즘


신문이 관공서 혹은 나이든 연배 분들의 하루 읽을거리이지


가깝기는 인터넷만한 것이 있겠는가요

 

우리 마을에 정기적으로 중앙지 구독을 얼마나 하는지 알 수 없으나


있다고 해도 불과 두어 집 아닐는지


신문이 없어도 마을에서는 텔레비전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즉 우리 마을 사람들은 보여주는 것만을


세상의 전부로 알고 산다는 이야기지요

 

우리 마을 사람들이 인터넷보다는 텔레비전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는 대로 보고 있으므로


이북 놈들이 우리나라 섬에다 대포를 쏴서 네 사람인가가 죽고


수십채 집이 불탔다네!


난리가 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73살 오성택 어르신이 그러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을 때 행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라는 말이 있듯

 

인터넷을 통해 여러 자료들을 들여다보면 정황은 이렇습니다.

 

이미 계획에 있는 해병대 사격훈련이


그 날 11시경부터 시작됩니다.

 

우리 쪽에서는 분명히 우리 바다이지만,


이게 좀 미묘한 부분입니다

 

통칭하여 [서해 5개 도서]라고 군에서 부르는 데,


이 지역은 지난 53년 휴전협정시

 

해상선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휴전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60년대 까지만 해도 북한의 해군력이 미미하였으므로


우리 측 함정들이 아무런 방해를 받거나 제지를 당하지 않고


그 지역을 항해할 수 있었으나


70년대 이후, 그 쪽의 해군력이 보강되면서부터


차차 저쪽에서 저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관수역이랄까 그런 건 여러분도 아실 것입니다.


나라마다 영해 몇 마일을 설정해 놓고 있는데

 

미국과 우리가 설정한 북방한계선 NLL


저들이 자기네 영해라고 주장하는 지역과 겹친다는 것입니다.

 

마치 吳氏李氏 집성촌인 우리 마을에


집집마다 담장을 중심으로 [살피]라는 경계가 있는데


아버지가 죽고 나서 아들이 살림을 이어받다보니


지금까지 제집 터인 줄 알았던 곳이 우리집터더라

 

그런 일로 옥신각신들 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날 수십 년간 하던 방식대로


우리는 우리 바다에서 사격을 하는데


자기네 바다에 계속해서 대포가 떨어진다, 이 말입니다.

 

우리가 교전규칙이라는 것이 있듯,


저네들도 그런 규칙이 있는 데.


떻게 할까요

 

귀에는 귀


상응하게


쏴라

 

이러면 정말로 문제가 되지요

 

그런데 저쪽에서 우리에게 전화통지문인가를 보내옵니다.

 

지금 너희들은 북반부를 향해 공공연한 도발행위를 하고 있다.


중지하지 않으면 이후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너희에게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

 

이걸 받고 우리 측에서 어떻게 했습니까

 

저네들 우리가 훈련할 때 마다 매번 하는 일이야.

  

그리고 오후 2시까지인가 계속 쏩니다.

 

그러자 전에는 가만있던 해안에서 장사정포가 날아오는 거지요

 

오늘 보신 우리 마을의 모습들은 千年 古里 그 모습이 아니라


 3,4년 전 사이에 이루어진 모습들입니다.

 

上沙 와보니까


펜션이 들어서고 한옥이 계속해서 지어지고 있고


이름 그대로 행복마을이네~ 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우리가 당했네...라고 하는 것과 같은 거지요

 

마을이 이 모습으로 올 때까지 왜 갈등이 없었겠습니까

 

있었지요. 차마 말은 못해서 그렇지


뜻에 반하는 사업도 있을 것입니다.

 

외형적인 변화발전은 이루어졌으나 앞으로


종이신문으로 세상을 보던 시절의 마을운영에서


인터넷을 통해 시시각각 세상을 보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는 디지털시대에.


마을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것은

 

앞으로 남과 북이 계속 갈등하고 충돌하고 파국으로 갈 것이냐

 

상호 협력하여 상생 발전의 길로 들어설 것이냐,처럼

 

마을 운영이 갈등하고 편 가르기가 될 것이냐


아니면 대동소이


함께 갈 것이냐는

 

마을 구성원 개개인의 식견과 자세에 달려있을 일입니다.

 

이번에 우리 마을에서 마을 운영규약이라는 것을


새로 만들어 보고 있는데

 

우리 마을은 청정마을이다


그래서 마을내 주거환경을 저해하는 공장시설신축을


할 수 없게끔 합니다

 

주택지가 바라보이는 곳에 분묘시설도 물론 안 되고요

 

당몰샘과 마을 식수원에 영향을 미치는


가축집단사육도 해서는 안 되고요

 

참 잘 안되고 있는 게 뭐든지 태워버리는거


아무데나 버리고

  

제발 좀 개들이 밖에 안 돌아다니게 묶어놓고 기르라

 

올라오다보셨을 트랙터


제발 농사철 아니면 들여놔 달라

 

전에는 아무렇지 않았어요

 

시대가 달라진 것입니다

 

千年 古里에 새로 터 잡아 들어오신 외지인들이 오시면서


마을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데

 

안고 가느냐


아니면 편 가르기를 할 것이냐

  

그게 지금 우리 마을에서 규약에 명시하려고 하는


마을 주민의 자격 그것가지고 논의를 해서

 

주민등록을 우리 마을로 옮기고


실 거주를 6개월 이상 하는 자...

 

그러면서 200만원이라는 마을 발전기금을 내신 가구에 대해서는

 

마을 공동재산의 출자권과 처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지금 이런 식으로  가는데


우리 마을 이렇게 젊은 지도부가 있으니 잘 될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들어가실 새 보금자리


마을에서 여러분이 귀한 쓰임받기를 희망합니다.  


 

 빵을 앞에 놓고 귀촌자들로부터 체험담을 듣고 있는 방문객

'일상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의 빈자리  (0) 2010.12.13
리영희,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0) 2010.12.05
마을 규약  (0) 2010.11.25
10년을 키운 똘이가 죽다  (0) 2010.11.20
11월의 살모사  (0) 201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