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약수를 지나며
오색五色에 가면 빨주노초파남보 중에서도 가장 땟깔 좋은 색깔만 그것도 사내아이 계집 잡아먹듯 그리 후다닥 피어 올랐다가 사라지는 안개로 오지 않고 빨주노초파남보 중에서도 가장 정갈한 냄새만 그것도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 누이듯 서방 몰래 누운 우리집 예펜네 하는 행색으로 나지 않고 온전히 간직한 것들 다 나눠 준 다음에 만나는 헐벗음의 신비로움 그 모습으로 피어 올라 맺힌 원한도 풀어내는 조화까지 담아서 시방도 오색 약수터에 몽실 떠오른 구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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