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쌓은 돌탑

회룡사 목상

강정순 2006. 10. 25. 20:37

 

      회룡사 목상 

 

 

   자색이 반반한 초년 과부를 저마다 월담을   

   두려치 않아 달거리 없는 며느리를 불러 이르길 

   반월도에 담긴 뜻을 너는 알지야

 

   쌍과수집 넘나들던 짝손이 청년

   철난 듯 회룡回龍까지 찾아 들어가

   하자 해서 버리겠는가마는 가질 수 없는 일까지 읊조리니

   떠나 보면 안다 왜 머무는지를

   고요히 움직이지 않거니 버릴 것이 무엇인가

   마음이 모양이 없는데 간직함이 무엇인가

   일갈에 먹물옷 입고 오늘에 이르렀다

 
   아이는 자라 볕이 고운 날

   절간까지 한 바퀴 다녀와서는

   스님이 이름 주었다 그 스님이 이름 주었다

   짝손이로 낳아 자란 아이는 재주가 달라

   그렸다 새겼다 하며 나길 거듭해

   큰 물이 쓸고 간 본전 불사에 천년 묵은 나무를

   파고 깎아서 어미 닮은 목상 하나 새겨놓으니

   스님은 보지 않고서도 익히 알아보시고는

   토닥토닥 목탁소리만 높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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