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2006 나의 살던 고향은

강정순 2006. 7. 17. 08:07

 

 

구례읍내에서 4km거리,

마을입구에 들어서면 장수촌을 기리는 기적비가 우뚝하고

 

왼쪽으로  名泉 당몰샘이 그윽한 곳

 

2006년에 새로 꾸민 고가에서는

주말이면 민박손님이 가득한데

 

효자효부의 고장에다 장수마을이라는 것이

외지인들에게는 새롭게 보인 모양이다

 

백중날 장정들이 씨름으로 겨루던 정자나무숲속 이 곳을

우리는 제각거리라고 불렀다.

 

지산댁, 사촌댁 

 

동각 느티나무는

8순이 넘은 몸을 지팡이에 의지해 모이는

이른바 아크로포리스 광장같은 곳 

 

  

沙圖里 上沙마을은

가려뽑은 四언 八자에 올곧은 말들이 다 들어있어

이를 이리 저리 전해듣고

 

 

작년부터 50家戶 寧川이씨, 海州오씨 집성촌에 

외지인들이 들어와 산다

 

철철이 내가 머무는 이곳,

담장가 은행나무 아래는 바로 개울이다

 

산에서 내린 물은 모두 내 차지여서

이 물에 몸담그고 여름밤을 맞는다

 

누군가 세상을 뜨면 

솜씨좋은 상꾼들이 이런 상여를 만들어 내는데,

요즘은 다 사다 쓴다 

 

생전에 다니던 길로 만장을 앞세우고 가는 길,

지금도 여자들은  이 뒤를 안 따른다

 

나  갈림길에서는 상여꾼들이 가기를 마다하며

상주들로부터 노자를 걸게 새끼줄을 달아놓는데

 

이들에게는 기본적으로 타월 한장과  

피우나 안 피우나 담배 한갑씩이 주어진다.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소리꾼의 사설辭說과 [어 농]소리는

이제 즐거운 놀이마당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주검을 담은 [널]은

혼자 져도 한 짐, 열 사람이 메어도 한 짐'이라고

 

 

부모보다 앞서가는 불효는 없다.

남은 형제간에 의좋게 사는 일보다  좋은 효는 없다

 

하늘나라는 어쩐지 모르지만 죽어 한평이다.

 세상 그리 아옹다옹 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