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 장수권역

권역 사업 이대로 좋은가

강정순 2015. 1. 17. 11:16

1. 권역사업에 대한 이해

 

2002년 농수산부에서 처음으로 전국 10여개 마을을 대상으로

녹색농촌체험마을사업을 주도 하게 됩니다.

90년대에는 산촌생태마을사업이 시작되었는 데 이 모두

새마을운동의 결과라 할수  있습니다.

 

2004년에는 기왕의 마을사업들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개칭하여

재출발을 하게됩니다.

50억원에서 70억원이 지원되는 이 사업은 전국 600여곳에서 완료되었거나 진행중에 있습니다.

 

완결판이 아니므로 잘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나중의 일입니다.

이를 주관하고 있는  농수산식품부 지역개발과 공무원들도

당초 취지만큼 잘되어 나가고 있다고는 보지 않은 듯 합니다.

 

시작할 때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아는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 사업들은 지역주민들 스스로 모여서 자의적이고 자발적이며

상향식으로 이끌어 나갈 뿐 아니라

주민 스스로 주도적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는 일입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한다고 되어있습니다만

평생을 농사에만 매달려온 주민들입니다.

 

초기에는 공모형식을 취하기도 했으나 내용은 군청에서 마을단위로 사업을 지정을

해주는 식이었지요.

사업신청을 하는 마을로서는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여서

관 주도형으로 이 사업이 출발할수 밖에 없으리라는 점은 이해합니다.

 

달리 말하면

주민들이 마을의 중장기계획을 수립 하고

누가 어떤식으로 사업체를 관리경영할 것인가

소득에 대한 분배와 임금체계는 어떻게 하겠다'

등에 대한 준비없이

사업이 들어왔다는 말입니다.

사업계획서를 스스로 만들 능력이 없는 주민들은

자연히 마을의 현재와 미래를 외부에 의존하게 되고

컨설팅을 통해 기본계획서가 만들어 집니다.

 

초기의 이런 일들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보여집니다.

주민들은 공무원들 입맛에 맞는 사업계획서를 만들어낼 능력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사업계획서라는 것이 잔머리를 굴리는 사람들이 만들수 있는 형식으로 짜여져있기

때문인데

주민들이 만든 것처럼 해서 계획서가 수립되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업을 따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 진 것에 다름아닙니다.

내부인이 이해하고 알수 있게끔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과장되고 과대포장된

계획서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마을 사업이 선정이 됩니다.

 

권역개발사업은 5년, 그 이상도 가지만

대부분의 마을사업은 1~2년 사이에 모두 끝나게 됩니다.

 

그 사이에 건물이 들어서고 컨설던트에 의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며

운영내규를 만들고 영농조합을 만드는 것 까지

그런 다음에 시행사도 떠나며 용역회사도 떠납니다.

 

그 후의 대책은 없습니다.

창업회사로 치면 오픈만 한 셈입니다.

어떻게 장사를 하고 전기값 수도료는 어떤식으로 감당할 것인가'에 대해

평생을 농사만 지어온 사람들이라

한번도 경영관리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임에도

이윤창출과 경영에 대한 몫은 오롯이 주민들의 몫으로 남게 됩니다.

 

우려섞인 예정 그대로 

문이 닫겨집니다.

지금 농촌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전국의 1000여개 마을중에서

이런 도식에서 벗어나 주민들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짜서

자조 자주 자립해가는 마을이 몇 마을이나 될까

 

이런 자문 앞에 권역위원장으로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2. 유휴시설이 될 수밖에 없는 시설물들

 

농식품부 지역개발과에 묻고 싶은 질문 하나,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은 목표대로 제대로 가고 있습니까?

성공한 마을을 사례로 내세우지 마십시오. 몇몇 스타마을을 일반화시키면 아니됩니다.

이제는 농촌마을의 속살을 들여다보아야 할 때입니다.

 

지금도 잘 안되고 있는 마을 사업들

앞으로도 잘 될 것같지가 않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농촌에 쏟아부운 지 수십년이 지나고 있으나

오늘과 같은 무기력한 농촌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는 분들이 많았으리라 보고 있기에

이점은 생략하겠습니다.

 

실패한 마을에서 교훈을 얻고나서

영농조합을 결성하지만 이것도 늦은 일입니다.

사업이 들어오기 전에 영농법인화가 되어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그런 조건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 전국에 얼마나 되느냐

지역개발과 사업을 시행하는 주체들은

그런 표정이 될 것이고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할것입니다.

 

2년차 마을이장으로서 잘은 모르지만

지금까지 해온 이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을 주민의 시각에서 보면

마을사업들은 마을을 개벽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정체성을 살리고

마을 공동체를 보존 계승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에서 혹은 농촌연구기관에서 했던 것처럼

농사지어 먹고 살기 어려우니

농촌을 자원으로 해서 상품을 만들자

그렇게 해서 농촌관광의 컨셉을 구성하고

농촌을 관광지로 만들려고 보니 잘 꾸며야 하고 반듯한 건물을 지어내며

산촌길에 포장을 하고  마을을 공원화 한 것인데

그렇게 되면 도시인들이 찾아 올것이다

와서

- 민박을 하고

- 체험을 하며

- 우리 농산물을 사들고 가면

농외소득이 향상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농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고

농촌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농촌개발사업을 시작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사업은 이래서는 아니될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해서 이루어질 마을공동체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잘못은 자주 자립 자조능력을 상실해버린 주민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합시다. 

기관의 책임은 더욱 아니며 이를 조언했던 전문가 책임은 더더욱 아니라고

합시다.

 

이제 마을사업에 대한 관점과 목적을 바꾸어야 합니다.

 

왜 센터가 들어섰는데 운영이 안되고 갈등이 생기는가

차라리 마을사업이 안들어 올때가 좋았다는 소리가 왜 나오는가.

여러가지 구조적인 농촌문제가 이 속에 다 있습니다.

 

앞으로는 도시민이나 선진지견학자 혹은 체험객 위주로

보여주기 위한 사업을 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농촌마을은 마을공원이 아니라 생활과 생존의 공간입니다.

 

외부인을 대상으로 하는 외부지향적인 마을사업은 부수입은 되지만

답이 아닙니다.

내부인을 위한 사업이 되어야 하고 주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일들을 사업이 해 주어야 하고

객지로 나가사는 자식들이 돌아와 살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마을 사업의 주 목적이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목적은 공중에 붕 떠 있고

유휴시설로 전락하고 말 사업임이 뻔히 보이는데

내가 왜 이 일을 맡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지?

그런 마을이

그런 지도자가

앞으로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권역사업이 됐던 마을 사업이든

마을만들기의 방법이나 감성을 달리 해볼 때가 되었습니다

 

 

3. 나 자빠질수도 없다

 

잘지어진 권역이나 마을사업들의 센터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없는가?

으리으리한 건물들은 불이 켜지지 않을 때 유휴시설로 전락하고 맙니다.

시멘트덩어리에 다름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몇 만원 들인 사업장이라면 방치할수도 있습니다.

권역사업, 십수억들인 건물은 어디서나 표가 나므로 나 자빠질 수도 없습니다.

마을이나 권역사업이라고 하는 것이 수익을 전제로 한 것인데

경험도 없고 준비도 안된 주민들로서는 방법이 없어보입니다.

사업이 끝나면 주민들에게 돌아갈 책임만 남을 뿐.

 

마을 주민들은 사업을 해본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러니 경영능력은 애초부터 없습니다.

 

농촌마을, 농사는 원래의 주민들이 짓고

개점과 동시에 유휴시설로 전락하게될 마을사업의 시설물들의 운영은

회사생활을 해보고 장사를 해본 도시근로자 즉 경험을 가진 귀촌인들과

동반해가면 실패요인도 그만큼 줄어들 것 같습니다.

 

우리 농촌에 능력을 갖춘 귀농귀촌인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우리마을만해도 삼성그룹에서 회계 경리파트일을 본 분, 마케팅분야에서

일을 한 분등 다양한 인재군이 모여들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재발굴에 소홀했을 뿐, 재능을 기부하고 봉사를 펼칠 자원들은

우리 농촌의 새로운 재산입니다.

그들에게 위탁 혹은 공동경영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도시민들이 귀농귀촌을 함에 있어

유휴시설을 관리 운영하게 위임해 주는 일은

그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는 일이고

주민들에게는 벤쳐마킹의 본보기가 되는 일인데

 

 

도농교류센터는 식당으로도 허가가 나지 않습니다. 숙박도 안됩니다.

체험객을 유치하는 일로 허용이 된 것인데

제도적인 한계입니다.

 

도농교류센터를 유휴시설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이를 교육장이나 가공시설 판매장 혹은 숙박시설로 활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인데

지리산 효장수권역에서는 지역주민의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으로 까지

활용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관계기관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4. 왜 귀촌이어야 하는가.

 

마을사업의 영향은 시작에서 끝맺음까지 10년은 걸리는 사업입니다. 

지금의 마을어르신들이 결과를 못보고 죽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마을속 공동화는 이제 피할수 없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57년에서 68년에 이르는 베이비 붐 세대가 우리 농촌으로선 하나의 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농촌에 산다는 것은 투자 가치를 잃어버리는 일이고 축재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귀농귀촌을 서두르지 못한 것은 아닌 줄 압니다.

- 어떻게 살 것인가

먹고 살 방법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나는 어떻게 되겠지만 처자식은?

그래서 못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시골에 가서 뭐하지?

시골에 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농촌 마을이 줄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마을에서 해답을 주어야 합니다.

도시근로자가 10년후 혹은 20년후 귀촌이나 귀향을 해서

무엇을 먹고 살것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게끔 해주어야 서로 윈윈하는 것인데

아직은 그런 장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마을에 사람이 들어와 살고

사는 사람들이 어우러져가는 실타래(조직)가 탄탄하고

그래서 귀농귀촌을 한 도시근로자들이 어울려

마을기업을 이뤄나가는 일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야 농촌이 산다'고 보는 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