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산업계 김종배군

강정순 2011. 6. 2. 21:24

 

 

 

마을 이장이 되었다.


작년도 우리 마을 운영비가 1,200만원.

 

행복마을이 되고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당연한 결과로서

 

마을 운영에 들어가는 돈은


줄일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일이 되었다.

 

우리 마을의 특징은 고정적인 수입원이 없다는 점이다.

 

 

이를 헤아려

 

이장이 누릴 수 있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마을 논과 밭 그리고 이장세와 마을상수도 기본료 일체를

 

마을에 희사하기로 공약하였는데

 

나로서는 마을 혁신도 함께 도모하고 싶은


욕심이 없지 않았다.

 

 

우리 마을에서


[장금밭]이라고 부르는 300평을


주말농장으로 내어 놓겠다,

 

그러면 30평당 10만원씩


그런 셈법을 접은 것은

 

그곳에 전임자측에서 심어 놓은


마늘과 유채꽃 등으로 해서인 것.

 

그래 주말 농장은 다음 해로 넘기자

 

 

 

경작자를 만났다.

 

이미 내가 마을로 그 밭을 들여 놓은 것을


알고 있는 경작자는

 

- 마을에서 짓겠다면 그렇게 하셔야지요

 

그러면서


관정에 설치된 전기가설비 40만원이 들었노라 '는


소리를 해왔다.

 

한 푼이 아쉬운 마을살림이다.

 

이 문제를 개발위원회에 회부하였더니


다양한 의견들을 내어 놓았다.

 

- 반절만 주소

 

- 30만원은 주어야 할 것인데

 

그런 분위기를 전해들은 경작자의 난감한 표정은

 

굳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제 마늘 수확을 앞두고 있는 62.

 

면사무소를 찾아가 경작자를 만났다.

 

봉투를 건네받을 때만해도 이랬을 것이다.

 

30만원쯤?

 

4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아들고 가


영수증을 써 나온 그의 손에는

 

내가 건넨 40만원이 그대로 들려 있었다.

 

-이장님이 동네를 위해 애쓰고 계시는 데,


제가 이 돈을 받아서야 쓰겠는가요.


상사 마을에 해드린 것도 없는데


돈은  마을에 희사를 한 것으로


그렇게 여기시고 마을일에 써 주십시오

 

 

 

이렇게 고마울 수가,

 

그의 손을 잡아가며


함께온 노인회장에게 굳이 이 사실을 알렸다.

 

평소 산업계 김종배군의 키가 작아 보였었는데

 

어느 누구 못지않게 우뚝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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