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제비집이 헐렸다

강정순 2011. 6. 12. 15:15

제비집이 헐렸다.


바닥에 깨어져 있는 노른자위.

 

그랬는데


헐려진 자리의 안쪽에다 새로 집을 짓고 있어서

 

오늘 아침에 이런 쪽지를 바닥에다 붙여 놓았다.

 

[제비집을 살립시다.

 

우리 마을의 귀한 손님입니다

 

똥은 이장이 치우겠습니다]

 

 

그런데 제비집을 긁어내는 이는 마을 청소년이었다.

 

도란도란


막 긁어내고 있어 소리를 질렀다

 

 

방충망을 젖혀 열고나간 창문

 

그리고 먹다 만 초코파이.

 

일주일 전에 사무실 창을 넘어 밤손님이 들어와

 

흔적을 남기고 갔다.

 

하루 뒤에는 사무장의 서랍에서 돈이 없어졌다.

 

물증은 없고 심증만 가는,


이 중심에 저 청소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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