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는 흰 부라우스에다 5월 단아한 창포꽃을 달고
나는 푸른 물가에 비친 오누이를 따라 서방 정자 아래 왔었다
잊혀진 환상을 밟고 늘어선 누이의 젖은 발
누이는 전신을 흩트려 물방울을 떨친다
시공時空을 달리하여 떨어지는 물보라
하늘이 고와 물보라에 비친 제 얼굴이 고와
누이는 하늘을 입맞춤하며 달려가다가 이승 간 못가엔
둥둥 창포꽃만 떴더라
누이야,
네가 간 5월이면 나는 네가 가던 길로 따라와선
창포꽃 따다 물 위에 뿌리노니
너는 꽃되이 살아와선 나는 네가 좋아하던 별자리 되고
너는 내 좋아하는 창포가 되어
한밤 내 꽃별 되어 얼려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