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쌓은 돌탑

편지 /편지를 받고

강정순 2006. 11. 4. 06:27

 

 

 

 

편지

 

 

 

지금 섬진강변에는 매화가 피어 남도 백리길 매화가 피어

산이고 들이고 희고 붉어서 조으는 듯 흘러온 사람들이 탄복입니다

이 꽃이 지고 나면 순서가 있어 차례대로 꽃들은 다시 피어나
당신이 오고갈 곡우 무렵엔 화개 쌍계사로 벚꽃도 십리
사람들 머리며 이만 꽃잎이 내려 봄비인 듯 꽃비인 듯 흘러내릴 터
그때나 오실 당신을 아는 나는요

지천으로 널린 들꽃들 따서 모으며 찔레줄기 꺾다가 찔렸습니다

당신이 벗겨 내밀던 찔레 줄기에 속살 깊이 파고들던 힘도 실려서

오늘은 손가락이 아렸습니다
그때처럼 핏물이 배어나오도록 아렸습니다
 

 

 

 

 

 

     편지를 받고 

               
    올해도 그대가 보내 온 시골 편지는
    사랑 아픔 그리움이 잔뜩 배어서
    행간行間에 숨은 뜻을 찾아 읽었다

    봉투에 눌러 붙인 진달래 꽃잎
    시오리길 걸어오다 따낸 꽃잎을
    우체국 마당가에 와서 앉아선
    인두로 낙인烙印찍듯 해서 보낸 것

    답장이 없더라도 서러워 마라
    마음에는 품은 뜻이 가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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