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아부심벨 - 과거로의 시간여행

강정순 2025. 2. 23. 12:01

과거로의 시간여행

이번에는 아스완에서 328km 너머

아부심벨로 간다.

한때 이곳을 지배했던 영국인들이

잣대로 지도위에 직선으로 금을 그어

국경을 만든 곳으로부터

수단 Sudan이 발아래다.

아니

이집트가 발아래다.

 

영광과 슬픔이 교차하는 곳

아부심벨.

수면 아래 65m에 잠겨있을 뻔한 이 유적을

지금 이곳으로 옮겨놓은 것이 1970년대.

1813년 스위스 동양학자가 여기를 탐사한 뒤

1817년에 발굴이 되었을 당시만 해도

이런 낙서도 가능했을 것이다.

지금 세상이라면

인류문화 유산에 대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저렇게 알코올을 붓에 묻혀

먼지를 닦아내고 있어

이런 풍경을 유지할 수 있는데

 

2년에 한 번

이곳 안쪽까지 깊숙이 햇빛이 들어오는

여기

담아가고 싶은 기분은 이해한다.

 

밖에서야 무슨 상관

그런데 내부 공간에서

동영상을 찍는다고 자리를 선점하고 있으면

뒷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내부 관람코스를 지정해 놓아야 할 것 같다.

엉키지 않게끔

시계방향으로 돌아 나가게 하면 어떨까.

아스완과 아부심벨 도로상의 이 휴게소

같은 시간대에 관광버스가 몰리는 바람에

화장실은 만원이다.

여자들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어제오늘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일 년 후에 다시 와 본들

달라질 것 같지 않다.

허허벌판 한 가운데 서 있는 이 쉼터의

스틱커피 믹스 한 잔은 200파운드다.

우리 돈 6천원.

미화 100달러를 내고 난

나이 든 서양 여자에게

잔돈으로 1달러 열 몇 장 정도와

2달러짜리 두 개를 건네주는 것으로

끝내는 집이다.

등쳐 먹기로 이골이 난 듯했다.

 

우리를 태우고 온

우간다풍의 비쩍 마른 체구의 이 기사.

우리가 8시 45분에 도착했을 때

이미 관광버스들이 가득 주차해 있었다.

 

그만큼 입장객이 많은 시간대에는

직원을 더 배치해서 발권해야 하지 않을까.

직원 한 사람이

그것도 765 파운드화를 카드로 결제해서

티켓을 내주는 바람에

길게 늘어서 있어야 했다.

 

여기서 머무는 한 시간 반 정도.

그런데 화장실이 없다.

2만 3천 원을 내고 들어왔으면

무료 이용 화장실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10파운드를 내야 하는 화장실은

밖에 나가야 있다.

 

출구에서 버스를 타러 가는 내내

이런 가게를 지나간다

사주는 사람이 없으므로

가게 사람도 진지하지 않고 호객을 한다

 

283km

3시간 28분 거리를 돌아오는 도로상에

아스완까지 전방 몇 킬로

그런 정도의 표지판은 중간중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새길을 만든다고 길 다지기를 하고 있는데

그 보다는

거칠 것 없는 너른 평원이다.

직선으로 놓인 철로에

아스완 –아부심벨 주파 1시간 시대를

다음 세대가 볼 수 있을까

글쎄.

 

 

찬란한 5천 년 문명의 조상을 뒀던 후손들이

이어받은 나라

문명 선진국에서

관광 후진국의 그림자를 보고간다.

 

'이집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물관의 땅 테베, 지금의 룩소르  (3) 2025.02.23
다합에서 카이로로 가는 길, 이집트  (9) 2025.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