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오산에서 보는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강정순 2022. 10. 22. 07:00

2022.10.13 08:18 오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노고단老姑壇

 

 

 

[비슷한 책이 없는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별로 없고 예전에도 없었고

살아계실 때 다시 쓸려고 해도 쓸 수 없었을 단 한 권의 책]이라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 책을 가지고 열린 [알릴레오 북‘s 52회] 신영복을 기억하는 방법’으로

유시민이 진행하고 성공회대 동료 교수였던 김창남과

신영복 선생의 강의를 직접 들었던 김제동이 이 책을 가지고 나눈 이야기를

이번에 보았다.

 

 

2022.10.14 오산 鼇山/鰲山 배례석拜禮石

 

 

 

유시민은 말한다.

1968년도 통일혁명당 사건이라 해서 학생들 청년들이 모여 공부하고 시국에

대한 의견도 나누고 이랬던 여러 흐름을 묶어서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어낸 그 당시

박정희정부에서 1968년도에 그 사건을 터트려 수많은 사람을 구속했는데

그때 현역중위로 육군사관학교 경제학 교수로 있던

그때 잡혀가서 사형선고 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확정되어 20년 넘게 감옥에 있다가

1988년도 가석방되어서

성공회대에서 강연하시고 돌아가실 때까지 쭉 성공회대에 재직하셨고요

그때 20년간 감옥에서 썼던 글 몰래 숨겨놨던 것

가족들에게 보냈던 편지

친구들한테 보냈던 것 등등 다 모아서 만든 책이

신영복 옥중 서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 보면 됩니다.

 

 

2022.10.18 사성암四聖庵의 축대

 

 

 

신영복 선생이라는 이름을 들어보기나 했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젊어서는 아예 들을 길이 없었고

출소 후 성공회대에 몸담고 있을 때는 구례로 내려와 살면서

인간 신영복을 접할 수 있는 일이 없이 살았다.

 

 

2022.10.13 16:39 사성암의 유리광전琉璃光殿에 내려 앉은 가을 빛

 

 

 

지금에 와서 신영복 선생을 다시 보기‘라기보다는

처음 보기’라서

두 시간이 오히려 짧게 느껴졌다.

 

 

데자뷔‘라고

북콘서를 열었던 9개월 전에

오늘의 김문수를 예견했음인가

유시민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신영복 선생에 대한 소감 한마디 덧붙이자면

때로 화가 날 때가 있어요.

신영복 선생에 대해 험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온라인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오프라인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 존경한다’ 했다는 것

그다음에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에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그 글씨가 심영복 선생의 글씨잖아요

이런 것들 때문에

신영복은 간첩이다 어쩌고 하면서 대통령을 험담할 때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고 문재인 대통령도 그렇고

글을 아주 좋아하고 신영복 선생을 잘 알고 존경하고 그랬던 거를

욕하면서 신영복 선생이 간첩이었다고 험담하고 욕하고

심지어 정치하는 사람들이 입에 올리기도 하고

그때는 막 화가 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욕을 하기 전에 그분이 쓴 문장 하나라도 봐봐라

편지 하나라도 읽어보고 나서 그 말을 해라

그분에 대해 온갖 이야기는 할 수 있겠으나

우리가 글을 통해서 만나는 신영복이라는 인간의 내면 생각

그분이 느꼈던 감정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런다

그런데 현실에서

군사독재 시절에 말하자면 국가변란 혐의로 사형선고를

무기징역을 살았던 그 일을 가지고

지금도 신영복이 간첩이었다고 하는 걸 들으면 막 화가 나는 거예요

 

-그런 사람들은 책 읽는다고 해서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아요

동료 교수였던 김창남이 그렇게 응답하고

 

-읽지도 않아

라고 유시민이 정리를 했다.

 

그러자 신영복의 성공회대 제자였던 김제동이 한다는 말

-공자가 지나가다가 담벼락 밑에서 똥을 누는 사람을 보고

예의를 모르고 도의를 모르는 놈’이라고 엄청나게 혼을 내고 나서

그러다가 길 한가운데를 지나가다 똥을 누는 사람을 보고는

제자들 더러

돌아가자

그랬대요

제자들이

담벼락 밑에서 똥을 누는 사람한테는 그렇게 야단을 치더니

길거리에서 똥을 누는 사람을 보고는 왜 돌아가자고 하십니까

하니

저건 말로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저건 말을 해서 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일단 돌아가자

뭐 갑자기 그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鼇山 혹은 간단히 鰲山이라 쓰는 오산에 와서

이 며칠 탐방로 데크 보수작업을 마치고

여순항쟁, 구례와 지리산 걷다

라는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주최하는

그곳에서 문정인교수의 강연을 만났다.

10월21일

 
 

'일상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료로 해준다는 구강과 장내 미생물검사  (0) 2022.12.10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0) 2022.10.30
익는것이 어찌 탱자뿐이랴  (1) 2022.10.10
사면초가  (0) 2019.09.09
산림조합일 84일째  (0) 2019.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