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8월의 쿰부, 날씨와 숙소사정

강정순 2022. 8. 17. 19:23

이번에 기회가 되어 루클라에서 고락셉으로 가는 길을 걸어봤습니다.

8월은 다들 쿰부 지역을 피하는 몬순이라

여행기록이 거의 없었는데 티스코 님이 올려놓으신 다양한 정보에 기초하여

우의도 챙겼습니다. 우산도 하나 더.

8월 6일(토) 루클라공항에서 시작했고

8월 15일(월) 루클라공항을 떠났습니다.

일단 가는 행적을 먼저 올려보겠습니다.

 

6(토) 카트만두 →루클라→몬조

7(일) 몬조 →남체 바자르

8(월) 남체 바자르→텡보체 → 드보체 → 팡보체

9(화) 팡보체 → 페레체 →두클라

10(수) 두클라 →로부체 → 고락셉

11(목) 고락셉→ 베이스캠프

12(금) 고락셉→로부체→두클라→페레체 →팡보체→드보체

13(토) 드보체 →텡보체→남체바자르 → 몬조

14(일) 몬조 →루클라

15(월) 루클라 → 카트만두

 

이 루트를 다녀가신 분들의 기록을 살펴보며

남체에서 하루 더

그리고 딩보체에서 하루 더 예비 일을 잡았더랬지요.

그런데 해 볼만해서 예비일 없이 진행했습니다.

남체 바자르에서 탱보체를 하루 잡고 그러시던데

가서 보니 텡보체 숙소가 오픈하지 않아 팡보체까지 갔습니다.

 

몬순시즌 쿰부 지역 산행을 해보니

1.비는 매일 왔습니다. 그것도 밤에. 그래서 우의는 펴보지 않았습니다.

   팡보체에서도 두클라에서도,  너희들은 럭키다. 그랬습니다.

   오전에는 사진 찍기 좋은 상태의 구름이 반쯤 걸치고

   오후 2시 이전 다음 숙소에다 배낭을 놓고 나면 낮은 구름안개가 산 중턱을

   감싸 안으면서 5시경이면 비로 내렸습니다.

   이 지역 지붕들, 함석지붕이어서 밤 내 빗소리를 들어가며

   내일 산행을 걱정했는데 아침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개어있는 날씨가 됐습니다.

   땅이 물을 머금지 않아서 비 온 흔적도 없이 걷기 좋았습니다.

   3일간은 맨발에 Crocs 샌들을 신고 걸었는데 거머리도 붙지 않았습니다

 

2. 비수기 (이들은 common season이라 하더군요)여서 대부분

   숙소들이 닫혀있었습니다

   텡보체에서 고갯마루 히말라얀 롯지는 비닐로 창을 가려두고 있었고

   그 아래 따시딸레 롯지는 내부 공사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팡보체까지 갔습니다.

   팡보체도 한 군데, Eco Holiday Lodge만이 열려있었습니다.

 

 

8.9(화) 06:00 팡보체

 

 

3. 시즌이 아니어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었습니다

- 좋은 점이라면 방해받지 않고 풍경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08:40 해발 5514m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지역

 

8월 7일 남체 바자르 체크 포스트에서 물어보니

전날 이곳을 통과한 외국인이 14명이라고.

하산할 때 텡보체 아래 SANASA 체크 포스트에선 18명이 지나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체크 포스트에서 여권과 입산증을 내보일 때도 기다림 없이

바로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 나쁜 점은 물어볼 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곳을 다녀가신 분들께서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노선안내가 거의 없는 곳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 모습입니다.

 

8.10(수) 07:43 두클라에서 로부체로 가면서 만나는 고쿄리로 가는 갈림길  표지판 

 

 

 

트래커들이 많을 때는 뒤를 따라가도 된다지만

말인즉 외길이라고는 해도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드보체에서 고락셉으로 올라가는 하루 내내 하산하는 트래커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루클라에서 고락셉을 오가는 10일 동안 만난 트래커는 이렇습니다

-루클라행 경비행기 동승자 : 이태리인 3명 / 사우디 아라비아인 그룹 8명

-볼리비아 여성 2인

-스므번째 페리체로 오른다는 니콘카메라를 앞에 찬 일본 젊은이

-스리랑카  2명

-인도 시킴주에서 2명

-스페인 여성 2명

-미국인 단독 여행자  5명

-아르헨티나 그룹 12명

우리나라 트래커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12:55

 

고락셉에서 한 시간쯤 거리에 있는 이곳이 그런 곳입니다.

간밤 비가 이곳에선 눈으로 얼어붙어 있어 이 지역부터 길을 헤매게

됐습니다.

오른쪽으로 갈래진 길이 원래의 길임에도 지진과 산사태로 뭉개진 바람에

쓰레기통길로 오르게 되는데

내려서는 길에 비탈길을 나오느라 네 시간 다섯시간을 지체했습니다

노 가이드/노 포터 값을 톡톡히 치뤘습니다

 

4. 배낭은 5.2kg이었는데 이것도 고락셉을 앞두고 숙소에 맡겨두고

   칫솔/휴지만 앞주머니에 넣고 갔습니다.

   짐을 맡겨도 좋을 곳으로는 두클라입니다 

   산행중 바람은 페리체가 유일했습니다

   비를 염려하더라도 우의보다 우산 이 나을 듯. 

 

5. 졸라마이드는 4천 미터에 올라서며 두클라에서 저녁/아침으로

   한 알씩 먹었는데 그전에도 두통은 못 느끼고 숨이 좀 가빴습니다.

   나의 경우 5천미터 고지대에서 입술이 탔습니다.

   酒毒걸린 사람처럼 콧등에서 얼굴까지 부어올라 포카라에 와서까지

   허물을 한 켜 벗어야 했던 일행도 있었습니다 

 

6. 고락셉에 도착해서 배낭을 숙소에 맡기고 베이스캠프로 갔다는

   블로그를 봤는데

   8월의 이곳 날씨가 10시부터 구름이 피어 산을 가리므로

   여행사팀을 따라 오르지 않는다면

   다음 날 아침에 올라봄이 좋지 않은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