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에서 내려와
포카라에 머문지 6일이 되었습니다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일은 더욱 모르겠습니다
오늘이 며칠이지?
1월 20일이랍니다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냅니다
시간은 우리 앞에 멈춘지 오래입니다
여유로운 여행일자만큼
여유로운 일상입니다
언제 이렇게 편안한 시간을 가져보았을까 싶을 정도로
포카라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포카라가 안나푸르나로 가는
전초기지인 것만큼은 틀림없지만
Lakeside를 중심으로 휴양지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외곽으로 나가면 Meditation에 Yoga를
하는 곳이 있으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돌아온 여행자들은
Lakeside에서 산행으로 고단했던 몸을
쉬어갑니다
그런 곳으로
Lakeside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도 좋을 곳입니다
그 중심이 페와호수 Phewa Tal입니다
네팔에서 두 번째로 넓은 내륙호수라는 설명은
사족蛇足에 불과합니다
그런 설명을 하려면 제일 큰 내륙호수도
설명에 넣어야 맞습니다
호수 주변으로 늘어선 숙박업소와 식당은
여행객들에게 좋은 휴식처를 제공하지만
반면에
환경오염도 제공하는 주 온상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하는 여행객들이
한 달에 한번이나 할까말까한 네팔인들에게
어떻게 비춰질는지
어린 시절
겨울 내내
손등이 갈라터진 채 지내다가
설이 돌아와야 그 때 한 번 때를 밀어봤던
사람으로서는
네팔리라 불리는 이 쪽 사람들의 기분을
이해 할 것 같습니다
페와 호수가 사라지면
이들의 일상도 사라질 것입니다
11:47
이들이 꿈꾸는 세상이
자연 파괴가 아닌 세상이기를
09:36
페와 호수 주변에 모여 사는 이들
지금은 마른 논바닥에
시멘트 블록으로 만든 탁구대에서
어설프게 탁구를 치고 있지만
그들 정체성이 유지 복원되는 세상이기를
기원해 봤습니다
페와호수를 보다 잘 볼 수 있는 곳을 찾아
Lakeside 정류장에서 Citybus를 탔습니다
Prithivi 가는 것 맞아?
굳이 Prithivi Chowk이라 안 해도 이해되는
5분 거리
버스비는 15루피입니다
2019년.
그리고 다시 한 번
Chhorepatan으로 가는 버스를
10루피 내고 5분 정도 더 가면
월드 피스 파고다로 진입하는
곳에 이르게 됩니다
08:06
골안개가 피어있는 마을을 내려다보며
비포장 길을 50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아래에서도 빤히 보이는 저 곳을
오르는 데 넉넉히 한 시간이면 됩니다
Lakeside에서 페와 호수 건너편 산위에
손이 닿겠다 싶을 곳이
바로 이곳이라
와서보면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보면 포카라 리버사이드와
멀리 왼편 위로 마차푸차레가
발 아래 드러납니다
페와호수의 물이 흘러
일터를 만들어 낸 곳,
빨래터
젖줄 같은 호수입니다
페와 호수를 중심에 두고
사랑곶을 올라갑니다
50루피
사진에 보이는 Lakeside Bangladi, 33700의
포레스트 레이크 백패커스 호스텔
포카라 공항에서 3.5km 거리에 습니다.
단독 여행자라면 이곳 4베드 혼성 도미토리룸을
5~6천원대에 들 수 있는 곳을 지나치며
Lakeside를 따라 걸어 한 시간.
Citybus 가 이곳까지 오는가 싶은 곳에서
사랑곶을 향해 올라가는데
새로 건설 중인 케이블카 공사 현장을 지나치고도
한 시간 반
11:50
그러면 50루피를 내고 들어가는
사랑곶 전망대에 이르게 됩니다
13:11
이 곳에 서서
발아래 페와호수를
망연히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이
이런 곳에 서면
생각도 접고
욕심도 접을 일입니다
그래 어디서 왔습니까
얼마나 네팔에 머무는 지
한국 사람은 기껏 1주일이나 2주 정도 머무는 데
그러면서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가게 주인의 말을 건성건성 들어 주었습니다
햇볕 좋은 한 낮
어미는 딸아이 머릿니를 잡고 있는데
전망대에서 내려오면서 두 번째 가게
40루피 짜리 생수를 두 병 사주었으니
이 탁자를 쓰는 것쯤은 용인할거지, 라는 식으로
우리는 챙겨온 점심거리를 펼쳐 놓았습니다
우리가 안나푸르나 10일간의 트래킹을
끝낸 뒤라고 하자
자기도 가이드라며
영문으로된 책 한 권을 내 보였습니다
Ganga 하리드와르에서 찍은 그의 얼굴 사진이
Walking the Himalayas’라는 책에 실려 있음을
보여 줄 때도
나는 이 자그마한 구멍가게 주인에게
생각이 미치지 못했습니다
주연에게 가려진 조연이라서였을까
되돌릴 수 없는 길을
한참 내려 와서야 비노드
그가 2014년 BBC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에서
북인도 다람살라에서 여기 포카라
자기 집으로 이어지는 긴 행로를 안내했던
길잡이 라는 것을 떠 올렸습니다
그래, Discovery채널에서 3회에 걸쳐 방송하는 걸
봤었다
밤에 택시가 굴러 죽을 뻔 한 것도 봤어
그렇게 말을 이어주었으면 좋았을 걸
왜 그 때는 알아보지 못했을까
먹고 마시기를 Self로 시작한 지
며칠 되어 갑니다
길 가운데 Centre Point라고 표지판이 놓여있는
고목나무가
Mountain Top Hotel로 가는
랜드 마크인데
이곳에서 북쪽 사랑곶 방향으로
200여m 길을 가다 왼쪽에 보면
대형마트가 있습니다
이곳 지하로 내려가면 식료품점인데
안쪽 코너에
일본식품점이 따로 차려져 있습니다
씰 1kg에 190루피
이 쌀로 밥도 짓고
숭늉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 사는 맛은 역시
시장입니다
Prithivi Chowk로 가기위해
패와 마르가Phewa Marg 대로를 따라
1시간 이상 걸어 가면
예전에 머물렀던 숙소에 와 닿고
이웃한 버스차고지
길 건너 푸줏간
그 옆에 재래시장이 있습니다
Tarkari Bazaar
이런 곳에 와야
네팔을 조금이라도 더 깊게 볼수 있습니다
버팔로 1kg 400
돼지고기 1kg 500
생닭 한마리 500
쌈야채 한 단 40
Tulip표 Rice Cooker 1.8L 2,200루피
달걀 12개 156
현지인들이
보그‘라고 부르는 이 야채
돌산 갓처럼 보이는 이 야채가 상추 이상 가는 쌈이어서
갓씨 크기의 씨알을 조금 구해 봤습니다
한단에 40네팔 루피, 우리 돈 400원정도
여행은 여유로운 행보입니다
여유로움이 없는 여행은
내 여행법이 아닙니다
쉼표가 있는, 쉬어가는 여행을
네팔에서 하고 있습니다
25일간의 네팔 여행이 끝난다고 해서
이 여행의 마침표는 아닙니다
2020년이 네팔방문의 해
숙소 벽에 걸린 에베레스트 사진 하단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Once is not enough
다음으로의 네팔여행을 꿈꾸는 것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최대 수확입니다
점과 점을 잇는 것이 관광이라면
선과 선을 잇는 것이 여행입니다
선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내 여행의 주제입니다
풍상에 삭을 대로 삭아버린
노곤한 얼굴속에서 만나는 우리 할아버지
토굴 속에서 키워내고 있는 아이들은
네팔의 미래입니다
길을 따라가는 것이 여행입니다
화려한 이름으로 치장하여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10일간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도
길 위에서 시작했습니다
오늘 다시
여유로운 행보를 기약합니다
2019.1.20(일) 04:30 포카라
서울시각 07:45
NOTE:
Walking the Himalaya’라는 책
BBC에서 촬영한 다큐멘터리에서
파키스탄을 거치고 북인도로 해서 여기 포카라
자기 집으로 이어지는 긴 행로가
방송에 나간 적이 있음
생수 몇 병과 비스켓 정도여서
이 가게에 들어설 때
다 팔아봐도 10만원도 못되겠다, 했던 집
마른 빵에 꿀을 발라 먹다 보니
손바닥이 끈적거려
씻을라 치고 앞쪽으로 돌아 가 보았더니
양동이에서 물 한 컵을 떠 주면서
여기서는 물을 길어다 먹는다고.
- 이력서 2019.01.20 15:29
박면장님 일행 분들 건강조심하시고 ... 추억의 여행 만들어 오세요...
- 강정순 2019.01.22 20:02
경상대학교라는 단어도 나왔고
학교 동창이라는 말까지,
아닐지도 모릅니다
아니어도 인도로 가는 길‘에 오셔서
박면장님과 다니고 있는 행로를 지켜봐 준 것으로도
네팔 카투만두의 동쪽 나가르코트라는
면사무소 소재지 급의 마을에 와서
유채꽃 씨알이 여물어 가는 풍경을 글로 대신합니다
- 제시카알바 2019.01.22 17:57
멋진포스팅 감사히봅니다~~
- 강정순 2019.01.22 20:07
인도로 가는 길‘을 쳐 넣어도
뜨지 않은 블로그입니다
내 세울 것 없는 기록들은
실상 지나가는 걸음걸이의 발자취 같은 것
그런 정도로 사진 몇 장씩 올리고 있습니다
어찌 아시고 여기까지 오셔서
감사의 말씀도 남겨 두시니
정성껏 다듬어 올리지 않고
그 날 그 날
대강 대강 올려 놓은 사진들이
미안스럽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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