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여름 한 철 유상각의 문을 내리고

강정순 2010. 9. 30. 20:00

 

조석간 차가워진 날씨, 유상각遊賞閣의 마룻바닥도 시리다.


추석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바깥출입이 줄어들고 


 마늘을 파종한다, 배추를 솎아 낸다,


그런 밭농사도 한몫 더해 유상각에서 머무는 일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오늘로서 유상각을 내린다.


 

 

여름 한 철, 우리 마을의 한축인 3반 유상각은


어느 곳보다 재미진 곳이 됐다.


뽕잎 콩국수, 팥칼국수, 카레, 동태매운탕, 닭백숙등 독


거노인들로서는 혼자 어찌해 볼 수도 없는 음식들이 만들어져 나오니


올여름 우리 반 주민들은 입이 즐거운 여름이 됐다.

 

따로 먹을거리를 걷지 않아도 쌀을 낸다,


묵은지를 가져온다, 고구마줄기를 뜯어와 된장에 무친다.


다녀가는 자식들이 제 부모 거두어 주는 치하를 하고 가며


 5만원을 놓고 간다.


그런 일들은 모두 장부에다 일일이 기록으로 남겼다.



 

 

밥도 여럿이 먹어야 맛이 나는 법


 독거노인이거나 두 부부 살아가는 마을사람으로서는


여럿이 모여 앉아 한 끼를 나누는 이 자리가 여


간 고마울 수 없는 일이다.

 

자연히 치사는 부녀회장에게로 모아진다.

 

오늘로 유상각을 닫기 전에


뒷산에서 싸리버섯 한 송이와 꽃버섯을 뜯어와


소고기국을 끓여 내 놓았더니 이런다.

 

- 사 왔단가?



 

 

이 분들은 이제 마을회관 노인당으로 옮겨간다.


다시 그곳에 가면 밥이 있고 술이 나오겠지만,


편키로 이만 하겠는가 싶다.

 

부부로 평생을 함께 할 수는 없는 법.


할 수만 있다면 공동취식을 하는 것은 어떨까.

 

올여름 3반 유상각을 통해


장점 많은 공동체생활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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