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호주로 갔다. 이번에는 필름을 두 통 가지고 갔다. 2001년 7월에 찍은 사진은 차이나타운에서 현상인화를 해왔다. 귀국 길에 홍콩에서 거리 풍물도 담아 봤다. 서울에 와보니, 필름이 온전히 남아 있었다. 감기지 않은 것이다. 사정을 모르는 주인은 이런다. 다시 찍어 오셔야겠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Melbourne에서 샌드위치 바를 하고 싶었다. 거리를 살피며 들 떠 있던 때가 있었다. 나는 멜본에서 [삶]이라는 것을 즐겼다. 글을 쓰면서 보낸 행복한 3개월. 영주권이 없는 나에겐 호주는 이국이다. 좀처럼 다시 가질 것 같지 않은 나라. 그래서 필름에 담고 싶은 부분들이 많아졌다. 나중 필름에 놓인 이곳저곳의 풍경들은 그런 의미가 담겨있다.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것으로는 머릿속 풍경이 제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