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마을 워크숍

지금은 생식의 계절이다.

우리집은 고양이들이 사랑놀음에 빠져 내는 소리로 해서 밤낮이 시끄럽다.

생식은 순진무구한 본능이다.

 

사무장이 Exel을 배우러 나가겠다고 하는 전화를 받고부터 일손이 바빠졌다.

구름낀 오늘은 늦되어 비 예보가 나온 상태.

  

[ 리 사무소에서 알려 드립니다.

 추가로 퇴비를 신청한 농가는 오늘 오후 광의면을 거쳐 우리 마을에

퇴비를 싣고 온다고 하니 가마당 1,600원씩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조합원 영농자금 신청을 1월에 받았으나 누락된 농가가 있는 듯하여

다시 알려드리니 오늘 오전중 회관에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아직 장염을 안찾아가신 농가 오전에 찾아가시고요

표고버섯이나 느타리버섯 종균을 구하고자 하는 농가는

구례군산림조합에 직접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마을에서 산약초를 재배하고자 하는 농가가 있을 때는

마을회관에 오셔서 안내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산약초로는 삼지구엽초. 참쑥,작약,당귀,하수오,잔대, 더덕

고사리, 도라지 오갈피 등 임산물 소득사업으로

사업비의 60%는 국고보조이고 자부담은 40%입니다.

이상입니다 ]

 

이렇게 아침방송을 하고나면

- 뭘 방송했는가?

하고 마을회간으로 오는 분이 계신다.

부끄러울 일이 아니다.

나이든 이에게 보청기는 ...필수품이다.

 

그런데 오늘은 뜻하지 않게 가까운 마을분이 찾아오셨다.

- 복사좀 할 수 있을까?

되고 말고요.

그 분은 자필 계약서를 들고와 읍내로 나가야 하는 걸음을 덜고 갔다.

거기에 영농자금도 500만원.

꺼내든 [조선의 風水] 

崔吉城씨가 번역한 村山智順의 책 한권을 아예

그의 손에 쥐어 주었더니 어린애가 되어 버렸다.

 

순천 낙안면 금산마을로 갔다.

이 마을은 꽃마차마을로 불린다.

이곳에서 열린 ['12년도 행복마을 관계자 워크숍]

그러니까 여수/순천/곡성/구례/광양등 동부권역 이장이나

행복마을추진위원장들이 모인 것인데

가는 도중 오미마을 추진위원장의 사무장 자랑이 끝이없다.

 - 똑소리 나는 사무장이 들어와 동네 아주머니들 입이 다물줄 모릅니다.

    수도 고장나는 것 다 고쳐주지요

    컴퓨터는 그런 도사가 없고

    사무장 일 본다고 작은 트럭을 샀지 뭡니까

우리 상사마을 정정숙 사무장도 그에 못지 않다.

그러니 너무 추켜세우지 말 일이다. 

 

우리마을은 지난 2009년에 행복마을로 선정이 되어 있다.

그래서 오늘의 워크숍은

그간의 일련의 과정들을 재점검하고 결의를 다지는 그런자리가 되어주었다.

 

[행복마을에 살아 행복하십니까?]

그런 화두를 던진 바 있다.

도대체 행복마을'이 무엇인가.

대답은 이렇다.

 

- 낙후되어 있는 농어촌마을을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

   원주민들과 후손들은 물론, 도시민들이 들어와 정착하고 싶은 마을

- 주택은 한옥으로만 신축하면서 定住여건을 개선하고 주민

   소득증대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농어촌 마을 가꾸기 사업

이렇게 정의를 할 수 있겠다.

 

그 동안 우리 마을은 마을 공공기반시설비로 3억원을

녹색농촌체험마을조성비로  2억원을 받은 바 있다.

반듯하게 16채의 한옥도 지어냈다.

신축 한옥에는 도에서 2천만원, 구례군에서 1천만원이 보조되었고

연리 2%의 융자금 3천만원도 큰 힘이 되어주었다.

 

이제 전남도청에서는 마을가꾸기 사업에서 나아가

주민소득기반 조성에 더 역점을 주는 쪽으로 가고있다.

산약초재배는 대표적인 그 방편이다.

 

 

아직 마을에서는 한옥신축을 희망하는 세대가 있다.

5세대 정도 희망자가 모아지면

추경예산에 반영하도록 사업계획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워크숍이 끝나가는 오후 4시.

樂安의 눈은 求禮로 이어졌다.

이 눈을 끝으로 겨울이 밀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