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2009년 3월

강정순 2009. 3. 30. 19:19

 

50여 가호이던 이 마을에

외지인이 찾아들기 2,3년 전부터 빈집이 동이 나고

논도 산도 매물로 이미 다 팔려서

작년부터 그 자리에 [행복마을]로 가는 한옥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미 컨테이너하우스에

패널로 지붕을 덧씌우고 적벽돌을 입혀서 실내화장실까지 마친 터라

이대로 갈 요량인데 

뒷집에서 한옥을 짓겠다고  포클레인이 정지작업을 하며 담을 헐어 냈다.

안채와 통쇠간이 치워졌다.

千年故里 묵은 터를 헤집어 바위들을 골라내고

그 돌들로 축대를 올려  탈바꿈하는 데는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시골집이라는 것이 담장가에 감나무만 있는가,

묵은 팽나무 상수리나무에 대나무까지

베어낸 나무들은 내 차지가 되었다.

한 나절 실하게 등짐져 내렸더니

주태백이 소리 들어가며 마을사람으로부터 신망을 얻지 못하고 사는 이웃이 이런다.

-그러다 몸치 나겠네.

병풍 치듯 그리 경계를 이루던 나무들이 중장비 앞에 무너지고 사라져버려서인가 ,

마당가에 나가서 보면 뒷산이 지척이다

사람들이 산으로 드나드는 일은 없어졌다.

대신에 멧돼지 고라니가 동네 뒤까지 내려오고

그래서 매화나무 밭에 사이갈이한  고구마 고랑 가시철망을  걷어내고

땅고르기를 해놓았다

그 자리에 한광주리 고사리뿌리를 채집 해다 심어 봤다. 

 

산에 진달래 볕 좋은 자리에 반쯤 피어 그냥 갈수 없었다.

한 가지 뚝~나뭇짐 위에 얹어 오는데

벌도 한 마리

등짐에 함께 지고 왔다. 

 

3월 들어 몇 차례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오는 목요일, 마을 주민들이 버스에 올랐다.

광양시 도선국사 마을과 남해군 다랭이마을을 간다.

농촌지역의 삶의 질 향상과

전통과 현대,

도시와 전통이 어우러진 행복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시방 선진지 견학을 가는 길.

 가는 길에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도 들렀다.

동티나듯 송송이 부어 오른 나뭇가지 묵은 장독들.

어디서 이런 항아리를 구해 놓았을까.

버려진 것들도 모이면 장관이다. 

 

오늘부터 여기서 산수유꽃잔치가 열린다.

정월보름부터 연습에 들어간 이웃 마을 농악대는

산수유를 배경으로 화보에 담겨 나왔다

토요일 낮에는 산수유꽃길 걷기도 있다.

밤이어도 좋을 꽃길 

이번에 내 걸린 축제의 주제는  이렇다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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