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초파일

강정순 2007. 5. 24. 16:49

 

이제 우리는 시들어진 낙엽이다.

죽음의 사자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신앙생활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는데 

나는 아직 종교가 없다


 

제사를 지냈으니 유가풍이겠으나

부엌의 조왕신에게도 치성을 드린 것은

유불선 토속신앙까지를 다 아우르는

우리네 넉넉한 품새 때문이다 


 

정동 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했으면서도

 27년간의 매인 생활과 속좁은 생각이

나를 어느곳에도 머물지 않게 만들었다


 

먹물옷을 입어보는 상상도 잠시, 

명예 재산 건강을 목표로 이제까지

聖俗을 넘나드는 속물로 살아간다 


 

탐냄과 인색 편애 미움 원망 분노 욕심 교만한 마음을 버리라고 한다

말 처럼 그리 쉬워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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