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순 2006. 10. 23. 05:40
 

 

 

 

 

 

      공방살  

  

 

    신부를 반은 죽여놔야한다며

    또래들이 이렇게 저렇게 일러 주어서

    첫날밤 사내구실을 들어 배운 신랑이

    위에서 하고 뒤에서 하기를 밤내 거듭해

     ...망칙도 하여라

    신부는 그만 혼이 나가 뿌렀씁니다

    개가 되고 말이 되어버린 신랑 때문에

    신부도 개가 되고 말이되어 뿌렀씁니다

  

    신부는 그만 밤이 무서워져서

    동지섣달 남 다 자는 밤이 새도록

    널어 말린 서답빨래도 다시 해 빨고

    베틀에 매단 삼베길쌈 뒷북 쳐가며

    죽어라고 신랑옆에는 안가씁니다

   그렇게 空房煞 삼년 넘어서 신랑은

    작은 각시를 넙죽 안아다

    이부자리 위에다 누여씁니다 

    친정어머니 솜타 만든 이부자리위

    그 뒤로도 무시로 바뀐 온갖 색시들

    길게는 몇날 몇 달씩 있어씁니다

  

    그래도 새끼들은 줄줄이 일곱

    우리 동네 누구 하면 다 아는 거기

    때 이른 7월 장마 뒤 끝에 가 보았더니

    마당가에 이부자리가 널려씁디다

    그 때 그 이부자리가 널려씁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