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도시기행] 2003 파리의 노드역
어제 아침과 같은 빵 두개가 놓인 식탁.
따뜻한 우유에 시리얼을 넣었다. 이것으로 됐다.
컵라면이 나온다. 익어넘친 김치도 나온다.
여행의 끝자락은 이렇다.
가방을 제대로 꾸려야 한다.
요긴하리라, 챙겨온 都市間 지도는 놓고가자.
유럽의 호텔은
일회용을 비치 하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준비해온 비누. 이것도 두고가자.
[노랑풍선]이 마련해 놓은 숙소마다
불편함이 없었다. 가방이 무거워 졌다.
그래 오늘은 런던이니 이 모자를 쓰자.
꽃길로 산책에 나선 모녀를 그려놓은
모네Monet의 [PAPAVERI]가 걸린 방을 나서며
유로짜리 동전을 남겨놓았다.
오늘 밤은 선잠을 자야한다.
복도를 나서는 데 자꾸 뒤가 돌아 보인다.
우리를 태워 주던 차는 이태리로 돌아갔다.
혈기 좋은 그는 저의 노래를 부르다
휴대전화를 받다 그러면서 갈 것이다.
7시 40분에 떠나는 버스가 왔다.
파리의 노드역.
거기서 런던행 유로스타를 탄다.
프랑스에서는
유로스타를 떼제베TJB라 부른다.
어둑한 날씨.
안개낀 도로는 파리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기차역인데도 마치 공항에 들어선 기분이 든다.
세관을 거친다.
짐도 검사를 한다.
18번 차량은 이 열차의 마지막 칸이다.
투명출입문으로 중간이 차단된 그 중 한 칸이
우리 자리가 됐다.
프랑스는 철도 시간이 정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9시가 되자 출발을 시작한다.
서서히 그러다가 조금씩 속도가 늘더니
교외가 나타난다.
붕~하는 속도감만 느껴진다.
미동도 없다.
덜커덩거리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다.
빈 좌석으로 옮겨 앉았다.
홀로 가는 기차여행이야말로 여행의 진수다.
여행은 나를 찾아 떠나는 순례다.
1시간거리 중간역에 잠시 멈춰선다.
그리고 도버해협을 지나간다는 방송이 나온다.
마라톤거리만큼의 바다 밑 거리.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 기대를 했음이다.
열차안 식당은 어떤가.
가보는 것 이상 좋은 방법은 없다.
아침에 나온 크레시앙 하나가 1.35유로.
-그래 하나 주세요.
오면서 보니
유럽인과 우리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그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한다.
하도 속삭이는 것 같아서 도
무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이런 양식良識은
여행 중 더욱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