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해변에서 나라의 운명을 떠올리다
헬싱키에서는
대통령궁 앞에서도
장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소통하기 위해 국방부 청사를
비우게 하고 들어갔지만
불통은 더 심화됐다
국방부 합참 청사에서 근무해 봐서 아는데
짐 싸 들고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행정기관이 아니다
공원처럼 관리하고 있지만
암벽을 뚫어 대피소를 만들어 두고 있다
검색해보니
핵전쟁이나 생화학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헬싱키에만
5천 500개가 넘는 벙커를 가지고 있다
고 한다
1960년 지은 암벽속 Temppeliaukio 루터 Church
누군가의 조언에 따라
국방부 청사를 비우게 하고
그런다고 그 명령을 이행하는 데
급급했던 결과는
두고두고
군의 존재이유와 통수권자를
다시 생각하게 할 것같다
4월 9일
아파트 숙소 앞에 국기가
내걸렸다.
애국심은 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반응으로
'이제 우리나라를 떠나야겠다'
고 언급한 만화가가 있다
윤서인.
그는 출국 조사 결과를 보고
처음에는 탄식했으나
실제 개표 결과가
예상보다 나은 것으로 나오자
안도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주헬싱키 한국대사관
국내 정치가 재외교포들의 힘이다
나라가 반듯하면 재외공관들도
힘이 생기는 법이다
외신들은 집권 여당이 크게 패배한
한국의 4·10 총선 결과
향후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중간고사에서 낙제점을 받았으니
남은 임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 아니겠는가
아니
남은 임기가 힘들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대파 논란’으로 대변되는
물가 상승과 생활비 압박으로
다들 힘들다
풀리지 않는 헬싱키의 해변에 나와
이역만리
그 너머 반도국을 떠올렸다
곡절없는 삶은 없다
1939-1944 2차 세계대전 때
이 기간에 숨져간
젊은 영렬들의 이름을
빼곡히 새겨 둔 곳이 있다
지금의 영화와 행복이
모두 이들의 희생 위에 이룩된 것이니
후손 된 이
마땅히
그 이름을 귀하게 받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기고만장氣高萬丈하기로
길어야 3년이다.
왕후장상王侯將相으로 살아간 들
결국 한 줌의 흙이다
죽어 꽃 속에 묻히기로
결국 목숨 붙어 사는 것보다 낫겠는가
살아있으므로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 앞으로도 이 여행
이어져야하지 않겠는가
헬싱키를 떠나기 하루 전
이 자리에 다시 와서
방향도 가늠할 수 없는 그 먼 곳에 있는
앞으로의 나라 운명을 생각해 봤다
헬싱키에서 4.11(목) 06:20 아침온도 5゜
서울시각 4.11(목) 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