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가는 길, 결국 집으로 가는 길
댓글로 풀어써 가는 이번 여행의 끝자락
다시 뉴델리로 돌아왔다.
빠하르간지에 있는 호텔 HARI PIORKO.
나는 기억이 안 나는 데 리셉션 근무자는 나를 알아봐 주고는
다시 찾아 주어 감사하다고.
그러는 사이에 다른 투숙객을 처리하고 있던 여직원은
하이파이브를 마다치 않았다.
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드는 214호.
사용자 9717408에
패스워드 QEFN을 넣자 인터넷 세상이 활짝 열렸다.
이제 이 여행을 정리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동안 델리에서 시작해
뭄바이
아우랑가바드
벵갈루루
마이소르
첸나이를 거쳐 가는 행적은 그때그때 마다
- 2023 빠하르간지의 추억
- TATA가 꿈꾸었던 뭄바이의 그늘을 밟다
- 그래 나도 와 봤다, 엘로라 석굴
- 정원의 도시 벵갈루루에서 간디를 읽다
- 품격이 다른 도시, 남인도 마이소르
- 예수의 길을 따라온 도마가 머물던 곳, 첸나이
- 인도로 가는 길, 결국 집으로가는 길
이렇게 일곱꼭지를 사진에 담아
나중에 내가 늙어 더 이상 걸음걸이를 못할 그 때
지금의 나를 추억하기 위해
댓글로 여행일기를 써 놓았다
이틀간의 여유로운 시간이 남아 있으니
그러면 이번 여행을 정리할 시간이 충분하다
New Delhi Railway Station
6월 2일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서
'21세기 인도 최악의 참사'라고 불린 3중 열차 충돌 사고가 발생,
288명이 숨지고 1천100여 명이 다쳤다
이미 탈선해 있던 객차에 다른 열차가 부딪쳐 일어난,
그 시각
첸나이에 있었다.
한 열차는 벵갈루루에서 출발한 열차이고
다른 하나는 첸나이를 향해 오고 있어서
이 모두 이번 여행에서 내가 이용했던 역이라 아찔했다
무리한 여행은 부작용이 따른다
이를 무릅쓸 만큼 나는 젊지 않다.
뉴델리에서 뭄바이로 가는 열차는 27시간 걸리는 열차도 있다.
가장 짧은 16시간에 2A가 4245루피.
우리 돈 6만 7천 원인데
그만큼 만 더 들인다면 2시간대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어서
출국 전에 미리 발권해서 왔다.
델리공항에서 뭄바이까지
112,345원.
그렇게 해서 VISTRA를 타봤다.
첸나이에서 델리공항까지 109,956원.
아우랑가바드에서 벵갈루루는 INDIGO 항공편으로
7412루피, 11만 8천 원으로
세 차례 국내선 항공료로 나간 돈이 35만 원.
시간 단축은 되었다지만 이동하는 날은
전수히 하루가 다 잡힌다.
지금은 여행 판도가 달라졌다.
디지털 세상이라 가이드북이 없어진 지 오래,
GPS에 의지해
걷고
보고 다닌다
휴대 전화 속에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있다
그러므로 공항에 도착해서는 Sim 카드가 우선이다
도심의 계단식 우물 Agrasen ki Baoli
혼자 다니는 이 여행
무엇보다도 매임이 없고 자유로워서 좋다.
신경을 써가며 동료와 호흡을 맞추려
애쓸 필요도 없다.
일정 조정을 해가며 내가 이 여행의 주인공이 된다는 건
좀처럼 인도에선 해 보기 쉽지 않은 일이다
대신에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18세기 천문관측단지 Jantar Mantar
건너뛰어도 좋을 곳은 건너뛰고
델리의 중심 상업지역 Connaught Place
코넛 플레이스가 아무리 델리의 오늘을 여실히 보여준다 해도
걷는 것도 적당히
내일은 델리가 42도까지 오른다

시크교사원 Gurudwara Sri Bangla Sahib
이 여름에 인도라니, 그것도 남인도.
12kg의 여행가방 속에 필요 없었던 것이 우산이다.
필요한 것은 과일칼.
빠하르간지 시장골목 좌판에서 10루피에 살 수 있다.그리고 우유에 밥을 말아먹을 수 있을 그릇 하나.
갈아입을 옷들 많이 챙겨올 필요없다
여벌 한 벌로 가능했다
햇볕을 피해 아침 나들이를 하고 와 빨아 널면
금세 말라있다.
Booking.com으로 숙소 예약을 하고 갈 때
조식 제공 혹은 주방이 고려 1순위였다.
이제 고려 1순위는 접근성이 됐다.
공항 연계와 시내이동 간 Metro가 우선이다.
조식을 제공한다는 건 미끼 상품이다
식당에서 15루피나 20루피에 파는 짜파티가 석 장
짜이 한 장
요플레가 전부인 이런 식사가 9시에 차려진다.

뉴델리의 Gurudwara Bangla Sahib의 메인 홀
젊어 여행이다.
다니는 것도 뒷심이 있을 때지
아무 때나 다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Fire & Ice의 치킨 스테이크 367.5루피
먹고 싶은 것 있을 때
먹고
다닐 수 있을 때
다녀야 하는 것이
일마다 다 때가 있음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미사여구로 치장한 들
결국은 집으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