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는 언제 피는가
서리가 하얗게 내린 아침이다
간밤 바람기가 없었고 지표면의 온도가 0도 가까이 되었다는 것인데
서리가 내린 아침은 빙점 이하라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손도 시리다
연 이틀째 멧돼지가 이곳 마을까지 내려 와 흔적을 남겨 놓았다.
내려온 멧돼지는 한 마리다.
특유의 후각을 이용해 무엇이든 먹어대는 잡식성 멧돼지가
땅속을 헤집어 놓는다는 것은 월동이 끝나간다는 말이다
지금은 雨水와 驚蟄경칩의 중간 시절로
梅花매화는 마악 꽃망울이 열리기 시작했다.
많게는 50여 그루까지 매화목을 심어 가꾸었으나
지금 이 한 그루가 시절을 알리는 傳令使가 되었다.
이 꽃을 가지고 축제를 여는 곳이 있다.
3월 8일부터 南道 蟾津江가에 오면 흐드러지게 핀 매화를
볼 수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산수유도 이 때쯤 고개를 내밀고 나타나
3월 16일부터 1주일간 산수유축제가 이 곳 山東面에서 열린다.
구례에서 48km 너머 光陽 다압면까지 차로 한 시간가량
사람들은 꽃에 매료되어 섬진강의 풍경을 그냥 지나치고 만다.
작년에 假植가식해 놓은 산수유묘목을 캐냈다.
옮겨 심을 곳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지게에다 묘목과 괭이를 얹어 산길로 올라간다
날마다 오르는 이 길이 나로서는 점심나기 전의 일인데
아무도 없어 좋다.
누가 이 길을 올라 재를 넘어갈까
마는
지난 해 큰물로 떠 내려가 버린 터에 다리가 놓이고
여기에 이르면
다 왔다
할 정도의 곳에다
이렇게 산수유 묘목을 심어 놓았다.
옮기기 전에도 꽃을 피웠던 이 나무에 비해
이번에 심은 산수유山茱萸는
묘상苗床에서 한 해를 났기로 내년 꽃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
꽃이 열매로 이어질 때가 되면 산새들의 겨울먹이가 될 터여서
새들을 위한 나무 심기가 되었다.
이 터가 先代할아버지의 묘역이었다.
가족 묘역을 조성한 후로 묵혀진 자리.
이곳에다 땔감을 모아두는 [나무벼늘]을 해 놓고
겨울을 났다
이곳에다 나무를 쌓아두는 일이 내 일상이 됐다.
지게로 세 번, 그러면 내 오전이 간다.
비란 비는 다 맞은 나무는 바로 火木으로 땔 수가 없다
작년 여름에 베어진 나무가 모아둘 나무로 알맞다
죽은 나무도 年式이 있다.
모아둔 나무창고가 이렇게 있다.
5년은 족히 때고도 남을 만큼이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등이 따습다.
이곳이 구경거리가 되었다
와 본 마을 분이 아내에게 한다는 말,
아까워서 어째 땐다요‘
라는 소리도 듣는 이곳에다 오늘 지고 온
나무를 쟁이고
몇 년 째 말려 놓은 나무를 지고 간다.
들고 남이 없는 나뭇간은 내 보물창고다.
오전을 산에서 보내고 와선
농장으로 와 오후시간을 보낸다
이때가 2시.
14도 까지 오른 날씨는 온갖 잡초를 키워내서
지금 겨울을 지낸 잡초를 파내는 것이 일이 됐다.
겨울을 난 잡초는 뿌리가 깊다.
이 일을 미루고
그보다는 돼지감자를 캐는 것이 우선이 됐다.
돼지감자가 가진 약성藥性으로 해서
당뇨糖尿를 가진 사람은 약으로 쓰이겠으나
茶로도 마실수 있어
장기 보존이 가능하도록 씻어 말리고 있다
NOTE:
- eddy 2019.02.28 10:04
3월말쯤 되어아 적기인데, 작년에 보니 그 즈음 선암사 선암매는 다 지고 없더군
올해도 보러 갈 기회가 있으려나 모르겠네
- 강정순 2019.02.28 23:57
本殿 大雄殿에서 老姑壇을 바라보고 담장을 따라가다 보면
봄볕이 졸고 시눗대가 사각거리는 마른개울 건너 鳳頂庵을 놓치지 마시게
지금도 남아 있는 解憂所 자리, [통쇠] 아래 게으른 오솔길이 있으니
거기 100년은 족히 넘어 오가는 이를 지켜봤던 土種梅花가 한그루 있으니.
鳳頂庵을 떠받치고 있는 모과木果 기둥을 사진에 담아보는 것은 덤이라네.
- eddy 2019.03.02 10:09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는 4그루인데, 오죽헌 '율곡매', 화엄사 길상전 '백매', 백양사 '고불매', 선암사 '선암매'라고 하네.매화 애호가도 아니어서 다 돌아보지도 못했지만,
홍매 중에서는 각황전 홍매가 수형도 아름답거니와 꽃색의 진하기도 돋보이네 너무나 진해서 흑매라고도 불리겠는가?, 내 생각 뿐 아니고 예전에 신문에 어떤 저명한 매화애호인이 쓴 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분 말씀이 남한 제일의 매화로 꼽으라면 자기는 각황전 흑매를 꼽겠다고 했네,
사진을 찍으려면 낮이나 저녁에는 각황전의 그늘 때문에 안좋고
새벽에 노고단 쪽에서 비추어주는 빛을 받는 게 제일 좋더구먼
그런데 화엄사 길상전 "백매"는 지리산 화엄사인가? 확인 못해 보았네
홍매가 필 무렵에는 백매가 지고 없더구먼
- 강정순 2019.03.02 13:38
그런 사실이 있는 줄 몰랐었네.
내 농장 가에 꽃으로 한 그루 남겨 둔 매화는 매실을 탐하기위해 개량한 품종인데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두었다 하니 네 곳 매화는 토종매화가 분명하이.
한 번 가서 보고
각황전의 홍매를 제 때 보기 좋은 시기를 알려줄 테니
어부인과 함께 다녀 가시게.
하룻 밤
어설픈 잠자리를 펴 놓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