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장례식장 다녀오다
철학은 죽음을 준비하는 학문이다‘라고 말한
사람은 플라톤입니다
죽음으로 이르는 길이 哲學입니다.
철학적으로 들릴지도 모르는 이 말은
일본사람에 의해 지어진 말입니다
사람의 일생을
압축한 말이 生老病死입니다
길흉화복吉凶禍福은 그 과정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누렸기로
죽음을 피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유리걸식遊離乞食을 했거나 비명횡사非命橫死를
했거나 간에 죽음은 이 세상과의 하직下直입니다.
일생 동안 살아온 가족으로부터
친지와
반려자로부터 영원히 이별한다는 것은
슬프디 슬픈 일입니다
상례喪禮‘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듣기 어려운 말입니다
번잡하고 형식에 치우친 면이 너무나 커서
불과 몇 십 년도 되지 않아 잊혀지고
지워졌습니다
살아가며 느끼는 삶의 간극間隙은
죽은 뒤에도 온전히 드러납니다
예禮 라고 하는 것이 그 때의 형편과 사정에
알맞아야 예禮이지
지나침은 과공過恭입니다.
장례식장에 즐비한 이 조화들은
보내는 이로서는 이름을 드러냄이요
상주의 입장에서는 세勢 과시겠으나
쓸모로 본다면 현금이 으뜸입니다
장례식장에 놓인 이 조의록은
고인故人이 여자라는 뜻입니다
조문객의 출입을 적는 이 노트는
부친상에는 조객록弔客錄이라고 쓰고
모친상에는 조위록弔慰錄이라 이름합니다
문상問喪 혹은 조상弔喪은 성복 후에 함이 원칙입니다
통상 염을 한 후에 조문객을 맞는 데
염殮이란 주검을 널에 넣어 안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전에는 상주에게만 절을 하고 제단에는 절하지 않습니다
끊어진 숨은 하루 지나서도 되살아나는 경우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흔히 염습殮襲이라고 하는 데
순서로 보면 습염襲殮이라 할 것입니다
습襲이란 향나무 삶은 물이나 쑥을 삶은 물로 시신을 씻기는 일이고
염殮이란 수의를 입히는 일을 말합니다
국화가 놓여 있는 이 빈소
빈소를 어떻게 꾸며 놓았는지를 보고
거기에 합당한 예를 갖추면 될 것입니다
고인에게 술을 따르는 일은
생전에 교분이 있는 경우에 합니다
공수법拱手法이란 게 있습니다
엎드려 절을 드릴 때 애사哀事와 길사吉事에
남녀간 손의 위치를 달리 했습니다
남자는 양陽이고 여자는 음陰이라는데
기인한 인사법입니다
초상은 애사哀事
제사는 길사吉事입니다
애사에 남자는 왼손을 오른 손위에 얹고
경사에 남자는 바른 손을 왼손에 얹습니다
여자는 이와 반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