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마을의 중심은 이장입니다
이번에 살림집 한 채가 들어옵니다.
도시로 치면 월세집인데
10만 원 정도는 받아야겠다,
그래야 사는 이도 내놓는 이도 책임감이 생기겠다.
해서 월 10만원은 받고 있습니다.
이런 집을 이장이 세 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을의 남향받이
살림집을 위탁관리를 해주는 데는 주인과 이장이 상호 윈-윈하자는 데 그 뜻이 있습니다.
상사마을, 넓게 말해 구례로 귀촌하고자 하는 분들이 처음부터 땅을 사고 집을 짓고
그렇게 시작하기 전에 일단 한번 살게 하자는 것입니다.
반년이고 일 년이고 살아보면서 결정해도 늦지 않는 일.
발품 팔아 골골이 다녀보고 마음에 와 닿는 터전을 고르라는 것인데
그런 자리도 철철이 느낌이 다르고, 비온 뒤와 개인날, 새벽기운과 밤공기가 다 다른 법이어서
가 본데 다시 가보고 그렇게 하면서 땅의 임자를 만나라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마을에 빈집을 내어놓고 있는 것인데
이 또한 한정이 있어 충족을 다 못 시켜 드리고 있습니다.
살아보고 나서 귀촌을 결정하라는 이 뜻은 실패하지 마시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나와 평생 세 번의 집을 지어봐야 집다운 집을 짓는다, 라고는 합니다만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은 중심에서 비껴나 보는 것입니다.
매물을 보고 그 자리에서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은 중심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주변이 제대로 보일 리 없습니다.
우리 마을에 공가空家로 비어있는 집이 모두 아홉 채가 있습니다.
바로 짐을 풀 수 있는 집이 그 중 세 채이나 세를 내놓을 뜻이 없는 집들이고
나머지 집들은 고쳐야 되는 집들입니다. 그나마 그대로 두겠다고 합니다.
흉물스러운 집들이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 마을로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일본은 그런 집을 지방정부가 매입합니다.
집을 새로 짓고 편의 시설을 갖추어 세를 놓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귀촌희망자에게 일정기간 임대를 해 주지요.
그리고 서로 관찰합니다.
- 마을의 규약을 이해하고 공동체생활을 하는데 흠결은 없겠는가.
이것이 그 사람에 대한 주된 관찰 목적입니다.
이들과 교우하고 접촉한 주민들은
관찰기록을 자치위원회에 넘기고 이렇게 모인
기록들을 가지고 마을로 받아들일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였다면 화살을 맞을 것입니다.
그것이 일본과의 차이입니다.
空家에 살림을 들이는 일에 있어 기준은 이렇습니다
- 자녀를 두고 있는 온전한 가정
이런 가정이 마을공동체를 이루어 내는데 밑거름이 됩니다.
우리 마을이 지향하는 길은 자주, 자조, 자립입니다.
주민들이 외부에 의지하지 않고
마을의 일을 자주적으로 해결하고
주민들이 서로 상부상조하여
옛 두레정신을 이어가는 자조적인 마을
그래서 자립기반을 구축하여
복지마을을 구현하자는 것이 마을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원래의 주민들이나 새로 들어온 귀촌자들 모두
협동심이랄까 협조심은 물론이고
봉사와 헌신
나눔과 베풂
그리고 주인의식
거기에 양보와 배려심은 넘치면 넘칠수록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들어와 짐을 풀기 전에 먼저 다짐할 것들이 이런 덕목입니다.
살다보면 초심이 간데 온데 없는 법이니 말입니다.
지난 3월,
2014 주민등록 일제정비 사실조사'가 전국적으로 실시됐습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실조사를 하는 것으로
우리 마을 103 세대가 이에 해당됩니다.
행정공무원이 집집마다 다녀야 할 일이었습니다.
명부를 마을마다 나누어 주고서 이장더러 서명 혹은 날인을 받아달라는 것인데
마을 사정을 이장이 잘 알고 있기에 그런 법도 있을 수는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장도 아지 못하는 세대가 있습니다.
이장이 만능이 아니므로,
아닙니다.
전입전출시 통반장 도장이 없어도 되게끔 만든 것이 김대중 정부입니다.
그 결과 마을 전입신고는 본인이 주민등록증만 가지고
마산면 사무소에 직접 전입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으로 끝입니다.
편리해진 세상입니다.
면사무소에서는 사후事後에 전입자 기록지를 건네주고 이장확인서명을 주문합니다.
편한 행정공무원입니다.
구례읍내라면 모르겠습니다.
시골동네는 맞지 않는 일입니다.
옆집에 누가 사는 지 통성명이나 왕래가 없어도 도시생활, 불편할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시골은 뉘 집 제사가 며칠인지도 공유합니다.
사생활에 가까운 것도 마을 사람들의 입으로 회자하기 일쑤인 것이 시골입니다.
차이가 문화입니다.
마을의 북향받이
주민등록 일제조사는 일 년에 두 차례 서면조사로 이루어집니다.
구례군 반상회보에도 내용이 실리고
이장이 마을방송도 여러 차례
그러면서 세대주들이 서면확인을 하게 되는 데 요식에 가까운 일이기도 합니다.
적당히
이장이
“가라” 서명해서 올려주면
동네가 조용할 일입니다.
그런데 상사이장이 이런 것이 몸에 맞지 않습니다.
평생을 군복을 입었던 사람입니다.
군대에 가면 일조점호 일석점호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원점검은 기본입니다.
마을일을 보는 사람으로서 우리 동네에 몇 가호가 사는지, 몇 명이 살고 있는지
지금과 같은 행정체계로는 면사무소에 가야 알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사생활보호에 관한 정보보호법으로 해서 열람만 가능합니다만,
해서 지난 3월 2014 주민등록 일제정리 사실조사를 함에 있어 협조해주지않아
세대주확인서명을 끝내 다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세대가 11세대로 마을구성비의 10%가 넘습니다.
아직도 마을회관 알림판에는 확인서명을 기다리는 명단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마을회관 게스트하우스 左 와 제빵실
마을의 중심은 이장입니다.
가방끈이 짧아도 시골동네는 이장이 어른대접을 받습니다.
그러니 시골마을로 귀촌을 하게 되면 먼저 이장을 찾을 일입니다.
박카스, 안 사가도 됩니다.
그런 것 기다릴 이장, 없습니다.
이장은 들려줄 이야기가 많습니다.
마을마다 쓰레기 배출일이 다르고 재활용품 버리는 곳도 정해져 있으므로
그런 것을 알려주는 일부터
마을경비를 얼마씩 납부하는지
마을의 금기사항은 무엇인지
마을행사와 참여방식 그리고 상부상조금액 수준은 얼마가 적정한지,
이장에게서 들으면 편리하고
또 살면서 이장으로부터 지원과 협조를 구할 일이 없지 않으므로
마을회관 방문은 손해날 일이 없습니다.
오지 않습니다.
2012년 이전에 전입해 살고 있는 학교선생 한분도 마찬가지이고
최근 마을 전입자도 매 한가지여서
길에서 만나 이래 주었는데 아직 입니다.
- 한번 회관에 들러 주세요.
오란다고 오겠습니까.
아무리 판을 벌려 놓고 있어도 오기 싫으면 안 오는 법입니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안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였을까요.
단새미cafe'야외무대에서 동서양악기의 힐링 콘서트‘를 연 바 있습니다.
문화관광부 지원 속에 이루어진 조은음악나눔원의 열정이
고스란히 펼쳐진 그 자리에
함께했던 분들이 계십니다.
구례상사마을 카페 정회원 30명정도분에겐
숙실을 제공해 드릴 요량이었지요.
아쉽게도 이장의 부덕함만 고스란히 드러난 음악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협찬은 고사하고 참석 자체도 하지 않은 그 많은 마을사람들.
이들을 보듬어 안고 가야할 자리가 이장입니다.
지난 2012년 8월에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우리마을 방문이 있었지요.
전라남도에서 귀촌자가 두 번째로 많은 우리 마을은
귀촌에 대해 시험대적인 마을이 됐습니다.
어느 분들이 우리 마을과 인이 닿고 연이 지어질지는 모르겠으나
마을의 이장을 중심으로하여
다음에 올 귀촌희망자를 위해서도 그렇고
상사마을의 공동체가 유지발전될수 있도록
협동심이랄까 협조심은 물론이고
봉사와 헌신
나눔과 베풂
그리고 주인의식
거기에 양보와 배려심이 더욱 빛나기를 주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