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마을회관에 쏟아 부은 사업

강정순 2013. 12. 3. 08:22

12월 달력 이튿날의 월요일.


사무장이 서울로 올라갔다.

 

검진을 마치고 복귀할 때까지,


이번 한 주는 사무장이 없다.

 

이런 정황을 11월 보고서를 제출하며


친환경농정과에도 보고를 했다.

 

월요일은 단새미카페 정기 휴일. 궂은 날씨 탓이었을까,

 

지난 주말 카페이용객이 줄었다.

 

-당신이 안 팔아주었으면 공칠 뻔 했다는 소리도 들었다.

 

남녀노인당 분들에게 굴 떡국을 냈었는데,

 

앞으로도 종종 자살골을 넣어서라도 매출을 올려야 할 것 같다.

 

 

 

청소차가 지나간 뒤,


면사무소 업무차량편에 노인당으로 김장김치가 나왔다.

 

새마을부녀회에서 만든 김치 두 상자가


우리 마을 남녀노인당의 몫이다.

 

이로써 남녀 노인당에 대한 지원이 갖춰졌다.

 

앞으로 매월 9만원의 부식비가 나올 것이다.


매달 쌀도 정량으로 나온다.

 

노인당에 대한 지원은 이처럼 잘 갖춰있다.

 

단새미카페에서도 밑반찬을 준비하면서


혼자 살아가는 두 분께 김장지원을

 

해 드린 바 있다.

 

절임배추와 김장배추를 만들어 판 이익금으로 인건비를 떨었는데

 

그 중 두 사람이 그 인건비를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성금으로 보낸 바도 있다.

 

남녀 노인당에 대한 대한노인회의 정부지원이나


뜻있는 마을 리더들의 자원봉사나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참 모습 아니겠는가.

 

지원에 그치지 않고 여자 노인당에서 만든 동치미김치가 한 동이가 있다.

 

그 동치미가 샤워장 한편을 차지하고 있다.

 

볼썽사나운 것이


제 때 노인당 헛간을 만들어 냈더라면 가지런했을 샤워장이다.

 

그 나마 여자화장실이 원래 그대로 개방되어 다행이다.

 


 

 

측간과 처가는 멀어야 한다. 그런가.

 

화장실을 내실로 들이고 처가를 옆 동에 두는 것이 요즘의 풍속도가 됐다.

 

마을업무 설명을 하는 주민설명회 석상에서


여자노인당 야외화장실을 내실화 해줬으면 좋겠다는


젊은 주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실내화장실을 만들어 드린 바 있다.

 

편리함만을 생각해서였을까

 

- 방안에 냄새 나게 무슨 실내에다 화장실을 만들었는가.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측간과 처가는 멀어야 한다는 시대를 걸어가고 있는 분이라면


의당 할 수 있는 그 소리를 듣고 괘념을 하였더니 그도 잠시,

 

요즘은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지내보니 편하고 좋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 동안 마을회관에 쏟아 부은 사업이 적지 않다.

 

마을 구판장을 리모델링하여 단새미카페로 만들었다.

 

회관건물 대청을 털어내 화장실과 샤워장을 들였다.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접이식으로 바꾸었고,


탕비실도 털어냈다.

 

경노당의 바깥화장실도 면모를 일신해 놓았다.

 

남자노인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주방도 신설해 드렸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철계단도 바꾸었다.

 

방수몰탈을 앞두고 있고 몇 가지 소소한 마무리가 되지 않아서이지

 

회관마당 시멘트포장을 걷어내고 판석을 까는 일이 마쳐지고 나면

 

마을회관 주변정비가 갖춰진다 할 것이다.

 

 

이 번 주에는 회관마당 느티나무 낙엽도 치워야 한다.

 

그리고 단새미카페 한 달간의 운영결과를 분석하고


 향후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단새미카페협동조합 정관도 수립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계각층과 접촉하고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고 동의를 받아내야 한다.

 

일이 있다는 것, 그런 일이 있다는 것

 

스스로 묻는다.

 

무거운가,

 

아니, 그래서 할 만한 일이 이장이다.


 

 

한 달간의 산사체험중인 재가승들에게 일러주는 경귀를 떠올린다

 

[ 생명을 중히 여기고 거짓말 하지 않으며

 

남의 것을 탐하지 말고 내 것을 아껴쓴다]

 

그리고 다짐한다.

 

평생을 그렇게 살지는 못할지라도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러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