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분리수거
우리 마을은 재활용품분리수거에 열심인 마을중의 하나가 됐다.
매주 수요일 아침시간이 배출시간대.
병은 병대로 그물망이 놓여 있다. 평상시 분리망에 넣어두면 수요일 아침에
자루에 담아 내놓는 것은 이장의 몫이 됐다.
섞어서 내놓는 것까지는 좋다.
배출요일은 수요일. 아침 9시까지.
아무 때나 내다 놓고 돌아서면 이런 모습으로 수요일 아침까지 방치가 된다.
이장이 나서서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해 놓고 있는 것은
지구살림의 작은 실천이다.
구례에서 양산된 쓰레기는 무안으로 실려 간다. 톤당 10여만 원의 군비를
지불한다는 데
환경을 살린다는 점에서 쓰레기는 줄이고 재활용품은 늘려야 한다.
지난 12월 31일자로 마을이장에게 표창장이 주어졌다.
이장한다고 도지사가 주는 것인데 이를 받고 며칠 뒤 마을대동회자리에서
주민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 세상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 뒤에 보면 어떻던가. 들춰내지 않아서 그렇지
더럽기 그지없다. 그런데 청소차가 지나가고 난 뒤는 깨끗하다.
이 사람들이 이런 소리를 했다고 한다.
- 쓰레기 분리 배출하는 것, 상사이장한테가서 배워라.
나는 이 말이 도지사가 주는 표창보다 더 기분 좋다. ]
재활용품을 제대로 분리배출해내는 것은
다음 세대의 후손들에게 우리가 해야 할 책무다.
그 일을 우리 마을이 해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행복마을 협의회]라는 것이 있다.
전라남도 마을가꾸기사업을 받아 한옥도 짓고 담장도 정비하고 장독대도 만든,
마을들의 협의체.
새로 협의회장이 된 어느 행복마을추진위원장이 관내순시를 한다며
우리 마을을 다녀갔다.
무안군 일로읍 협의회 사무실에서 이를 알려온 것은 20분 전.
이장이 없는 자리에 [행복마을현황조사서]라는 4쪽짜리 유인물을 놓고 갔다.
적어도 이런 출행은 하루 전 통보가 되었으면 좋을 일이다.
그렇다면 마을회관에 주재하며 이들을 맞이했을 것 아닌가.
사전에 이야기가 있지 않으면 서로 불편하다.
지금은 [불시]의 시대가 아니고 [예약]의 시대다.
구례농협 마산지점장이 주민설명회를 하겠다고 마을로 와주었다.
지난 한 해 농협의 살림살이를 이야기한다.
조합원들 개개인에게 2012년도 배당지급통지서를 나누어준다.
우리 마을 농협 조합원은 48명이다. 참석하지 아니한 반절의 통지서는
이장의 몫이 됐다.
대의원을 선출하는 마지막 차례.
-대의원은 이장이 하는 것으로 합시다.
이 말을 치고 나서는 이가 있어서 어수선하기 시작했다.
지점장이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가버리고 난 뒤,
[귀신 씻나락 까먹던 ]시절의 이야기들부터 시작하여 지루한 입씨름이다.
전부터 우리 마을 농협대의원은 이장이 겸했다.
마산면의 여타마을도 이장이 대의원이다.
- 이장이 대의원하라는 법, 있어?
이렇게 나서는 데
[그러면 이장이 대의원 하지 말라는 법, 있습니까?]
그 말을 하고 싶었다. 당사자라 참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