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구례 상사마을] 순천대학교 학생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강정순 2012. 3. 15. 13:12

순천대학교 농업경제학과 학생여러분의 구례 상사마을 방문을 환영합니다.

저는 상사마을의 이장을 2년째 맡고 있는 강정순입니다.

1950년생, 귀촌한지 6년째 된, 아내가 먼저 마을 부녀회장직을 맡고 있고

저는 선출제 이장이 되면서 행복마을추진위원장, 녹색농촌체험마을 추진위원장,

에코빌리지사업추진위원장등의 직을 당연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 오신 학생분들이 1학년에서 3학년까지, 맞습니까?

개학과 더불어 2박 3일간 화엄사 쪽으로 MT를 가는 걸로 들었는데, 맞습니까?

가는 길에 농촌종합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는 마을에 들러 농촌개발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그 실상을 직접 들어보고자 한다는데, 맞습니까?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우리 구례군의 자연마을이 152개 마을입니다.

마을개발사업들을 펼치고 있는 곳이 여러 마을입니다.

가까이는 지리산 효장수권역사업이 50억 원 규모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구례상사마을‘로 오게 되었을까요?

시골이라 마을이장들이 생업이 있고해서 마을방문이나 방송촬영, 혹은 취재를

꺼리고 있지요. 귀찮기 때문입니다.

그런걸 저는 작년에 홍콩 ATV의 장수마을먹거리 찰영지원, EBS한국기행과

지난 1월 23일 KBS 1TV 설날특집 다큐멘터리 [섬진강 세마을 이야기]등등

마을의 격을 높이는 마을방문과 취재에 적극  응해드리고 있습니니다.

저도 조교님의 부탁을 듣고 쾌히 수락을 하여 오늘 이자리가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에 오신 학생여러분은 미래의 상사마을 고객이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몸살을 치른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늘 공식 발효됐습니다.

양국이 지난달 한미 FTA 발효를 위한 국내 절차를 완료했다는 외교공한을

교환한 데 따른 것인데 한·미 FTA 발효로 향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5.7% 증가되고 35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서는 농산물과 수산물 600여개 품목의 관세가 철폐되지요?

한ㆍ미 FTA 발효로 국내 농어업 생산액은 향후 15년간 총 12조 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고 축산에서 7조 억 원, 과수에서 3조 억 원, 수산에서 4천억

 원 등의 손실이 따르는데농식품부는 농어업 분야의 피해에 대비하고 농어업

 경쟁력을 향상하고자   200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농어업분야 보완대책을

수립했고  그 규모는 54조원 규모에 이르는데 보완대책에는

- 시설 현대화 사업 예산,

- 직불금,

- 비과세,

- 농사용 전기료 대상 확대 등이 포함됐습니다만

농민들은 상당히 근심반 걱정 반 우려 섞인 표정들입니다.

 

그 동안 정부는 농촌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만 해도 12조억 원에 이릅니다.

밑바찐 독에 물붓기식이었다는 비난이 일었지요.

농촌의 현실과 문제는 간단하게 몇 마디로 정리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농기계를 산다면 반절은 보조가 나오지요.

태양열이나 태양광으로 시공을 하면 50%는 국가에서 보조가 나갑니다.

지금도 농촌이라는 점 때문에 유무상의 지원이 매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벼 육모용 상토..신청하면 무상 보급됩니다.

-퇴비 가마당 3,200원짜리를 반값에 농민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공공비축미 톤백 수매용저울이 180만원 나가는데 보조가 90만원이고

-출산을 앞둔 집 농가도우미 일당 4만 원 중 80%는 국고보조입니다.

-한우암소 감축장려금 두당50만원~30만원씩이고

-축사개보수에 2천만 원 이상 되면 3%..총사업비의 80%까지 지원

-농업정책자금 2백만 원까지 연2% 이차보전

-전동전정가위, 잔가지 파쇄기등 농기계장비 임대지원

등 도시근로자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지원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값싼 석유의 시대는 갔습니다.

구례지방 휴발유값은 1L에 2049원하는데 값이 문제가 아니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는 날이 닥쳐올지도 모릅니다.

석유는 유한한 자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먹는 한 끼 밥의 90%가 석유입니다.

비료도 농약도 석유에너지입니다. 농기계에 의존하는 논밭 갈기와 가을걷이에도

석유에너지가 투입됩니다.

그 밖에 포장, 보관 운송등 곡물생산의 모든 과정에 들어가는 석유를 계산하면

 우리는 쌀을 먹는 게 아니라 석유를 먹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의 세계 인구는 23억쯤 됐습니다.

지금 인류는 그 3배인 70억입니다.

1945년에 비추어 지금의 곡물생산량은 꼭 3배가 늘었습니다.

곡물생산이 늘지 않았으면 인구증가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논과 밭에 석유가 뿌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석유를 우리는 지금 약 절반정도를 이미 땅속에서 끄집어 내

 써버렸습니다.

전 세계 50개 석유생산국중에서 30여 개국은 이미 석유생산 정점을 지나치고

있습니다.

대체로 2020년 안에 석유생산정점이 오리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석유생산이 정점에 이르면 어떤 사태가 올까요?

[지리산人]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991년 소연방이 해체되었습니다. 그 직후 북한과 쿠바는 소련연방으로부터

값싼 석유공급이 한순간에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거의 공짜에 가까운 소련의 석유덕택에 북한은 적어도 1960년대까지는

아시아에서 일본다음으로 잘사는 선진공업국가였습니다.

쿠바도 남미에서 가장 잘사는 선진국이었습니다.

1950년대에 북한은 남한에는 단 1대도 없는 트랙터를 2천대나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당시 남한이 태풍

피해로 식량이 부족할 때 지금과는 정반대로 북한이 남한에 식량 원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나라의 몰락을 [지리산人]에서는 자치공동체의 존재유무에서 찾고

있습니다.

쿠바의 인민들은 국가가 비상사태를 맞아 어떤 지원도 해 줄 수 없게 되자

 굶어죽지않기 위해서 자립자치의 바리오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보이는

땅마다 채소와 곡물을 심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소농과 인민들 스스로의 지역 자치 공동체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북한이라는 전체주의 체제는 인민대중들이 스스로 알아서 보이는 땅마다

 채소와 곡물을 심을만한 자유가 없었습니다.

굶어죽지않기 위해 서로 도우며 살 길을 찾는 자립 자치의 지역공동체가

없었습니다.

최악의 식량부족사태에 직면하여 오직 수령과 당의 지시명령을 기다리다

굶어죽는 사태는 이렇게 해서 발생했던 것입니다.

물론 굶어죽지 않으려면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물론 탈석유의 유기농으로 말입니다. 하다못해 텃밭이라도 가꾸어야 합니다.

전기도 아껴야합니다. 그래야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얼어 죽지 않으려면 겨울철 난방비가 거의 들지 않는 생태단열주택으로 새로

지어야 합니다.

흙과 압축볏짚, 왕겨와 왕겨를 태워만든 훈탄, 한지 등등은 훌륭한 우리 전통

건축 재료이자 단열재들입니다.

이를 이용하여 벽채와 창틀 사이의 틈새를 메우고 창문과 벽체 단열 보강을

해주기만 해도 겨울철 난방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개별 가구단위의 노력을 넘어 마을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쿠바에서 보듯 자립자치의 마을 공동체가 살길입니다.

 

 

 

 

 

민주주의의 꽃은 투표입니다. 우리 상사마을은 투표를 통해 마을 리더를

선출했습니다.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의원선거에서 또 얼마나 구태가 재연될 것인지

실로

걱정입니다. 바꾸어야 합니다.

낡은 제도를 바꾸려면 사람을 바꾸어야 합니다. 바꾸지 않으면 여러분의 미래는

없습니다.

 

 

 李基雄 전남농업마이스터대학학장

 

                                                                                             

우리 마을은 한 때 전국제일의 장수마을이었고 당몰샘을 비롯한 물로

유명해진 마을입니다.

불과 몇 년 전부터는 도시에서 귀촌해 온 분들로 넘쳐나는 마을이 됐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마을가꾸기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정부지원금 5억 원을 받아 돌담장을 쌓고 장독대를 만들어주며 16채의

한옥건물도 새로 지어냈습니다. 다시 2억 원의 사업비를 받아 체험장을

 만들고 제빵 기계를 들여놓는 등

주민소득증가를 목표로 다양한 체험거리들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래서 [행복마을]이 되었고 [녹색농촌체험마을]이 되었으며

농촌진흥청선정 [가고 싶고 살고 싶은 농촌 10선]에 드는 마을로 성장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있다가 둘러보시겠지만 가시적인 성과물들에 대해 부러워들

 하십니다.

우리 마을이 다른 마을보다 조금 앞서갔을 뿐, 뒤이어 오는 마을들은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탄탄하게 마을사업을 펼치고들 있습니다.

방금 전에 제가 가시적인, 외형적인 성장을 말씀드렸는데

이제는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그렇게 해서 2011년부터 에코빌리지

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슬로시티라고 할 수 있는 이 사업은 지리산둘레길과 어울려 시기적으로나

저 자신의 취향으나 아주 해봄직한 사업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에코 빌리지 사업은 옛마을 복원사업입니다.

40년 50년전 이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던 자연마을상태....[옛마을

복원사업]이라 풀어씁니다만 이 사업은 자본주의가 뭔지 몰랐을 시절,

울력과 두레 그리고 부역으로 마을 공동체가 유지되던 그런 마을로 복원하는

것이 사업의취지입니다

크게 자연경관조성부분이 있고

문화공간확충이 있고

소득창출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금년에는 경관조성이나 생태복원쪽에 먼저

사업이 착수될 것입니다.

 

저는 새마을운동이 우리 농촌 농민들의 자립의지를 주저앉히는 계기로 작용

했다고 보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시작부터 관급자재를 지원했어요.

그러다보니 군청에 가서 울면 젖을 주는 학습효과를 익힌 거지요

정부에서 지원 사업을 많이 받는 마을이 정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까

우리도 작년에 전남도청의 행정감사를 두 차례나 받았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자립 마을로 만들어야겠다.

그러려면 옛 두레정신을 되살려서 마을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체를 복원해야겠다

그런 생각으로 마을일에 임하고 있는데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질문이 있다면 두 분만 받겠습니다.

아, 없군요 그럼 이상으로 끝내겠습니다.

 

 

순천대학교 사학과 홍영기교수댁

 

                                                                                                 

너른마당, 텃밭과 대나무숲, 개와 정자.....

학생들은 미래의 보금자리를 이곳 홍영기교수댁에서 찾는다.

 

 

 

   여기가 강호동의 1박 2일 촬영지입니다.

                    맞다!!! 기억이 난다.

고택 쌍산재 쪽문을 나선 학생들은

강호동의 1박 2일팀이 달리기를 하던 저수지 뚝방길을 걸어 내려

당몰샘물로 목을 축이고 상사마을을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