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보름행사
강정순
2012. 3. 2. 09:49
달집을 지어놓고 달뜨기를 기다리는 데 비가 왔다. 그러니 일도 이런 일이 없다.
마을주민들의 뜻과 소망을 담아 불은 활활 타 올랐다.
올 한해 가정과 마을 만사형통을 일러주기라도 하듯
달집주위를 돌아나온 굿거리패들은 지난 해 우리 마을로 집지어 입택을 한
박상철 선생님집을 거쳐 리 사무소로 들어왔다
여자노인당은 해마다 굿거리패들의 단골코스다. 이곳에 오면 술과 안주가 나오기 때문인데
그 전에 쌀과 술을 담은 소반이 하나 놓인다.
늙으막에 바랄게 무엇이겠는가.
객지 나가 사는 자식들 무탈하고 내 몸 건강하기만을....건강하기만을....
청천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까지, 그러니까 노인과 청장년에 이르까지 3대에 걸친 이런 자리는
정월대보름이 주는 우리 마을의 오랜 풍속도다.
그 중에 가장 신이 넘치는 이 누구인가,
그는 지금 가히 접신의 경지에 도달하여 마을 사람들의 갈등의 실타래를 단숨에 풀어버리고 만다.
그렇다.
맺힘이 있는 곳에 풀림이, 그래서 올 한 해 우리 마을에 용서하고 사랑하는 일들로만 가득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