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10월 보름달 가득한 어떤 하루

강정순 2011. 11. 11. 12:51

동트기를 기다리는 것이 어찌 날짐승뿐이랴

 

7시쯤 되어야 창문이 밝는 데,


나든이들은 벌써 새벽잠을 물린 지 오래다.

 

여자농민회의 친환경 유정란 사업을 받은 것이 지난 5.

 

8월에 초란을 낳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실하게 씨알이 굵어졌다.


 

 

걸어 오르기 10여분.


사도리 산518번지의 567평 공간속의 막사에서 잠을 자고난 닭들은

 

나의 발소리를 알아듣고 닭장문 열리기만을 기다린다.

 

방사해 놓은 사이


물을 갈고 닭똥을 치우고 모이통 손질을 하고 들면

 

귀밝은 닭들은 막사주변으로 모여든다.

 

이들에게 주는 먹이는 무항생제 사료.

 

그 동안 계란의 노란빛깔을 더하는 착색료까지 먹인


일반 달걀을 사먹고 있었다는 것을

 

이 일을 시작하면서 알게 되었다.

 

장닭 14마리를 위시하여 200.

 

150개에서 160개의 알이 400원씩 택배를 통해


전국의 가정집으로 나가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달걀이 간밤에 마을에서 한옥체험을 하고 난 주부교실 회원들에게

 

삶은 계란으로 하나씩,

 

마을에서 가꾼 햇무우 넣어서 닭국을 끓이고

 

총각무김치

 

양념두부등등을

 

덜어먹기로 차려 놓고 두었더니

 

어제 저녁식사에 내놓은 깻잎장아찌를 찾더란다.

 

- 그건 예성댁이 두고 먹을려고 만든것을 어제 내 놓은 것이랍니다.

 

부녀회장의 설명이 이어지고 주부교실의 회원들이 정갈한 음식을 칭찬하는 동안

 

구례군의회광장에 도착한 것이 85.

 

2011 민원 모니터 활성화를 위한 우수기관 벤쳐마킹 워크샵에 참석하기 위한 것.

 

여기말고 구례경찰서의 치안정책평가단으로 위촉된 바 있어


이장 외적인 일이 한 둘 더 있다.

 

우리 마을의 품격과 위상이 이장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이런 위촉을 받게 된 것.

 

개인적으로는 오늘이 반야제 시제일이고

 

중학교 동창들의 가을나들이길이 오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적인 일을 우선에 둔 것은 오랜 군무에서 익힌 바 그대로다.


 

 

30명에 이르는 민원모니터 요원들이 반절쯤,


그렇게 단촐한 행보가 여수와 순천일원에서 이루어졌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중창불사중인


향일암에 오르는 일은 특별한 경험이 됐다.

 


시절은 입동을 지났으나 이곳에 가을은 더디 가는지

 

 

거북의 등짝을 닮은 바위 틈새를 휘돌아 나서보면

 

 


문자가 씌여진 이래 사람들이 가장 많이 회자했던 단어 [사랑]


그 다음 에 이르는 [그리움]

 

바다를 향해 끝없이 펼쳐진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 법이다 


 


문화해설사라는 것이 직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오래지 않은 줄 안다.

 

향일암에서 진남관 그리고 여수 해양 EXPO홍보관까지


안내를 맡아준 이 분이 아니었다면


여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것이다.

 

- 전라남도의 상징어가 무었인 지 아시지요? 돔입니다.


   40년을 산다는 돔의 힘찬 기상하며

 

    일부 일처로 평생을 같이 하는 점 때문에


    우리들 부모님이 자식 혼사를 할 때 꼭 돔(도미)

 

    쓰셨지요.

 

- 연곡사의 동부도 서부도는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그러면서 구례는 Slow city로 나아가는 것도


한 방편일 수 있다고 하는 데

 

지금 우리 마을의 에코 사업이 바로 Slow city의 전형인 것 이다.

 

떠나기에 앞서 종이를 내 밀며


쓰고 싶은 글자 세 글자를 적어보랬더니 이런다.

 

정숙희.



 

일선에서 뛰는 여자들은 아름답다.

 

구례


152개 마을의 이장중에 여자 이장이 12명인 데,


유일하게 우리 마산면에서만 여자 이장을 배출 하지 않고 있다.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시대를 리드할수 없다


변화도 없다.


 

 

평일이었음에도 장사진을 친 관람객들 때문에 이런 발상이 나왔을 것이다.

 

순천만 갯벌 한켠 갈대밭에 지금 주차장을 닦고 있는 데

 

지상의 모습을 살리며 주차장을 확보할수도 있지 않았을까


 지하주차장으로 말이다.


 

 

국립합창단에서 이곳 구례까지 와서 음악회를 여는 자리.

 

가득하고 넘칠 줄 알았더니 7시가 다되어 가는 데


섬진아트홀의 자리가 이렇다.

 

그러면 어떠랴


문화는 향유하는 자의 것

 

한 시간 반 동안 펼쳐진


소리의 향연을 뒤로 하고 나섰더니 10월 보름달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