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다 배상을 해야 한다
단시간 내 300mm가 쏟아진 이런 경우는 별로 없었을 것 같다.
엄청난 비였다.
우리 마을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하였기에
면사무소에 들러 집중호우피해지역 보고를 하였다.
1. 상은사 지역: 도랑이 넘쳐서 토사가 집마당으로 유입
- 장독대를 쓸어버림
2. 사도리 457번지 도랑 일부 유실
-50m에 이르는 하천 정비가 필요함
3. 사도리 491-1 지역 하천 2m유실
- 후속태풍전 복구가 필요함
4. 사도리 681-1답지역 하천 큰 돌 유입 일부 막힘 현상
- 장비투입이 필요함
5. 사도리 668-1답 15m 하천방천 -원상복구가 필요함
6. 사도리 662-1답 상단수로토사유입 -인력과 장비필요
7. 사도리 465-1답지역 지리산둘레길 나무다리유실
8. 신경자 답 토사유입-일손지원필요
이렇게 면사무소에 제출을 하고 마을회관으로 들어오는 데
느티나무 아래에서 삼삼오오모여 있었는
그 때가 오전 10시경
마을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 조선대 농민회에다 밥을 해주었다며
15만원을 마을경비에서 떨었는데
이건 이장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
잘못되었기 때문에
마을에다 배상을 해야 한다.
백 번 옳은 말이다.
마을의 운영비를
마을 주민들이 공감할 수 없는 곳에 사용하여
마을 운영에 차질을 주고 있다면
마을로 배상하는 것이 옳다.
그 아니 옳은가.
그러나 이것은 지나간 일이다
검증이 끝난 과거시제의 일이다.
여느 마을도 마찬가지겠으나
일이 끝난 뒤 뒷담화가 오래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게 때문에 마을일을 보는 책임자는
뒷담화가 나오지 않도록
처신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지난 7월 25일 마을주민들을 모셔놓고
상반기업무결산보고를 한 것은
마을업무를 공유시키고 이해하시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연말에 가서 마을대동회를 통해
결산보고를 하면 되는 일이었으나
하도 이장이 돈을 맘대로 쓴다고들 하기 때문에 공표 한 것.
그러면 잠잠해 질줄 알았다.
보고내용이 미심쩍으면
이장에게 물어오면 좋을 일이다.
실제로 마을일에 관심이 많은 한 분이
보고가 끝난 이튿날
이장에게 왔기에
설명을 나누는 시간을 더 가진 바도 있다.
그 분 말씀이,
개발회의를 하면 식사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돈은 어디서 썼는가
작년에는 마을운영회의라는 이름으로
회의를 하며 자장면도 시켜 먹고 한 일이 있었고
이를 가지고 하도 말이 많고 그래서
올해부터는 개발회의를 열더라도
마을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기로 작정을 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 개인 호주머니에서 냈습니다.
제 돈으로 두 번 밥을 샀고
최수조씨가 한번 사고
그렇게 했네요.
관심이 많은 것은 좋다.
그런 관심 속에 바로잡혀나갈 부분도 없진 않을 것이다.
이장이 신이 아닌 이상
사리분별이 바르지 못한 일이 왜 없겠는가.
다만 警戒하고 操身할 따름이다.
그런데 좀 억울한 점도 있다.
조선대 농민회하고 조선대 농활 팀은 엄연히 다르다.
마을경비에서 지불한 식대는
15만원이 아니고 105,000원이다.
유인물로 결산보고를 출력하여
마을 알림판에 붙여 놓은 지 오래이므로
지출금에 대해서는
정확한 금액을 말해야 이장이 억울하지 않다.
그리고 이것은
마을개발위원회에 사전 보고를 한 사항이기도 하다.
지나간 일을 들추는 이런 문화는 청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과거사를 들추는 일은
그 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아니면 자기고백을 통해
과거사를 반성하고 [배상]을 솔선수범해 봄이 옳다.
지난 간 시절이라고는 하지만
마을 분들은 아직도 어제 일같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비리들을 묻어 둔 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 마을에서 이 일에 자유로운 자는
마을일에 별로 말을 하지 않는다.
이번에 이런 소리를 전해 듣고 나서
새롭게 다진 것은,
마을에 피해를 입힌 일은 원상복구를 하여야 한다,는
그 발언이다.
그 발언에 주목한다.
이장이 마을 일을 하며 마을 돈을 축냈던 일을 지적해주면
마을에 배상을 하겠다.
마을일은 方程式이 아닌 恒等式이다.
지난 간일을 들추어서
나더러 그렇게 하라고 하면
당신께서도 지나간 일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