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작별의 자리
강정순
2011. 6. 9. 20:47
방송을 했다.
안장식에 참여해주신 마을 주민 여러분들에게
유가족으로부터 감사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삼우제三虞祭를 앞둔 옥동댁의 두 자식을
이렇게 나마 체면을 세워주는 것,
그것이 이장이 할 일이다.
86세 나이를 접고 이승을 하직하는 것은 크나큰 작별이다.
그런 작별의 자리에
마을 분들이 자리를 함께하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당연한 도리가 아니던가.
그런데 여자노인 몇몇 분이
목욕을 다녀왔대서 입방아 거리가 되었다.
평생을 성님, 아짐,하며 같이 살던 사람들이
죽음의 자리에서 표를 내는 것은
그만큼 세상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다.
위친계爲親契가 있어
내 부모 喪 치르듯 해야 하는데
같은 吳氏門中에서 계원 세 사람이 자리를 비웠다.
우리 마을의 이런 변화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30년 전 유교풍의 우리 마을에
교회가 들어선 그 자체가 변화라면 변화이고
5년 전부터 외지에서 마을로 집지어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나서서 新入金을 받아내지 못한 것
등등이 이미 마을 변화의 단초가 된 것이다.
크게 보면 이 모두 작은 소용돌이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