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무너지는 것이 어찌 돌담뿐이랴
강정순
2010. 10. 4. 08:26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이웃해 살아가는 이집에 돌담이 무너졌다.
추석 때 아들 셋에 사위가 둘 다녀갔으나
자식 손에 맡기지 않고 나를 찾아왔다.
- 아재 어쩌기다 사무장이 거든다니 깨 아재가 나서서 다무락 좀 싸주실라요?
마당에서 군불을 때고 있는 데 솎아낸 배추 겉절이를 해 가지고 와서 그런다.
열흘 전쯤 토담 쌓는 일을 해준 일은 있다.
이웃의 하소연을 모른 척 하기에는 살 날이 많다.
이웃 간의 정리가 그런 것이 아니다.
돌도 다 궁합이 있다. 그러므로 돌끼리 궁합을 맞춰주면 된다.
무너지는 것이 어찌 돌담뿐이랴.
저녁식사 대접이면 되었지 돈 4만원을 내놓고 간다.
반나절 품삯이라는 이야긴데 손 사레를 쳤더니 이런다.
- 아재가 받아줘야 맘이 편하단 말이요
여러 궁리 끝에 가져온 4만원이 아니겠는가.
- 그러면 내가 2만원만 받을게요.
그럼 형수도 2만원 벌고 나도 2만원 번셈이지다.
반절을 되돌려주는 내 손도 가벼웠다.
- 이 돈은 형수한테서 벌었다고, 3반 유상각에다 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