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기행

[내몽고배낭여행] 2008. 10.14-11.4 내몽고 프롤로그

강정순 2008. 11. 7. 21:58

 

 

2008북경 올림픽이 끝난 지 한 달여,

선상비자를 기다렸으나 풀리지 않았다.

10월 초순이 지나면서

천진항으로 가는 배를 탔다.

탕구塘沽라는 천진외곽.

다시 따통大同으로 가는 야간열차를 탔다.

그렇게 해서 더 춥기 전에

내몽고로 가는 길.

 

 

 

 

 

 

 

 

따통大同에는 멀리 恒山이 있다.

그 안에 쯔공스懸空寺가 있다.

시내버스 거리에 윈강석굴도 있다.

거기서 4일을 머물렀다.

 

동쪽으로는 북경,

북쪽으로는 내몽고와 이웃해 있는 곳.

따통은 이미 2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시다.

나라때 平城현이던 것이

유목민족인 鮮卑族이 세운

北魏왕조때는 수도가 되었다.

漢族의 고향과 같은 중원으로 몰려들어선

漢人식으로 바꾸고,

胡人의 옷차림과 말을 금지시키면서까지

민족 간의 융화를 이루고자하는

정신적인 지도 원리로 불교에 의지하는

그 결과가 윈강雲岡석굴사원이다.

 

알고 보면, 이 여행 재미있다.

 

 

 

 

 

따통에 머문 그 이튿날,

25위엔거리만큼의 훈웬으로 갔다.

그곳에 변방 제일의 산이라고 불리는

헝산恒山이 있다.

[영산에 예를 올리노라 그 산에 오르니

감회가 끝이 없다]는 곳,

그래서 북경의 대학생과 함께

택시를 대절해 와서 삭도를 타고 올랐더니

구름 안개가 엷게 드리워져 있었다.

 

이 산에 쯔공스가 있다.

[위험천만 바위가 허공을 장식하고

석각은 종이처럼 가볍다]라고 노래한 곳,

가서 보니 그야말로 깎아지른 절벽을 뚫고

사찰이 자리하니

험한 길 구름사이로 사라져 아득했다.

 

이로써 崇山泰山, 恒山 이렇게 三岳을 보았고

華山, 衡山을 남겨 놓았다.

남겨진 것이 있다는 것,

그래서 다음 여행을 꿈꾸는 것 아니겠는가.

 

따통역大同站 앞에서 4버스를 타고

20분쯤 가면 현존하는 중국 최대의 용벽이 있다.

지우롱삐九龍壁 그 옆에 우리의 남대문과 같은

우뚝한 鼓樓.

부근이 모두 옛거리다.

 

따통에서의 마지막 날,

大同공원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이곳에 나와

춤을 추고 운동을 한다.

아쟁을 켜고 경극을 노래하는 그 앞에는

해가 기웃한 어른들만 가득하고

젊은이들은 大同공원앞 紅旗광장으로 몰려든다.

 

1020일 추수가 끝난 황량한 벌판을

6시간쯤 지나 후허하오터呼和浩特로 들어섰다.

蒙古적인 것과 回敎적인 것이 한데 어우러진 곳.

여기서 漢族 李海娟과 엮이게 된다.

단지 여행용 가방을 들어주었는데

그녀는 우리에게 숙소를 잡아주고,

다음 날 王昭君묘까지의 안내를 자청하고 나섰다.

만쭈리滿洲里 가까이 살고 있어 그런가.

러시아어 까지 유창한 그녀는

영어를 모르고, 우리는 중국어를 모르고…….

필담과 표정언어만이 그녀를 잇는 유일한 통로였다.

사실, 이 여행 어떤 조력도 필요하지 않다.

2008년도 판 중국 열차시간표도 가지고 있겠다,

어느 도시건 지도 한 장 손에 들면,

아니 갈 곳이 없다.

 

 

 

 

 

 

 

 

비 내리는 아침,

자우허召河로 가는 버스를 탔다.

두 시간쯤,

산허리를 돌아가면서부터 눈발이 날리더니 씨

라무렌希拉穆仁 초원에 들어섰을 때는

발목까지 차올랐다.

초원위에 조성된 몽고 빠오촌은

덩그마니 놓인 그대로였다.

차가 오기를 기다리던 부부가

이끄는 대로 들어선 빠오촌은

모두 닫힌 채,

라마를 새긴 경전들만 바람에 펄럭이고,

여름 한 철 여행객을 태워내던 말들은

눈 속에 춥다.

이곳에서 시린 밤을 맞았다.

 

소금을 뿌린 듯한 은하수를 보고자 했던 마음도 잠시,

마이차馬茶는 식어 가고

구름은 겹겹이 눈으로 날렸다.

아주 추웠다.

주인도 우리를 남겨 두고 시내로 돌아간 뒤,

그 자리를 지키면서 밤내 떨었다.

 

초원의 일출이 여행의 마지막입니다.

그런가.

나는 지중해로 알았다.

 

얼어붙은 땅을 밟고 나섰더니

얼음 깨지는 소리가 쩡쩡거렸다.

파열음도 청아한 초원위로

7시 해가 떠올랐다.

빌어줄 소망도 이제는 남아있지 않은

고단한 여행자에게는 따뜻한 아침이었다.

안주인은 마이차값을 톡톡히 받아 내더니,

이번에는 난방비도 내란다.

이런 경험,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

 

내몽고지역은 이미 영하,

빠오투包頭로 가서 이틀을 머물렀다.

겨울이 오기 전에 도시로 떠나려는 사람들,

그 속에 섞여 몽고풍의 노래를 밤내 들으며

따뜻한 바오딩保定으로 내려왔다.

 

3월에 이곳을 와서 이틀을 보냈다.

그 때는 가족혼사.

이번에는 차분하게 시내에서

保定直隷總督署蓮花池를 둘러보고

두 시간 거리 淸西陵까지 볼거리를 찾아 나섰다.

이 여행, 어찌 눈에만 차겠는가.

호텔내 3층에 마련된 直隷總督署風의 주루에서

금가루 술에 취하고

북경카오야에 산해진미.

 

3주간의 이번 여행,

눈도 즐겁고 입도 더 없이 즐거웠다.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고,

그것 말고 더 있지 않는가.

 

밤되면 어김없이 걸려오는 객실 전화,

그러면 이래준다.

뚜얼 첸?

그래 얼마인가.

 

 

 

 

NOTE:

 

                여행..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