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쌓은 돌탑

막 다른 골목으로

강정순 2006. 12. 14. 23:47

 

 

 

    막 다른 골목으로

 

 

      가자, 막다른 골목으로
     거기 불빛도 와 닿지 않아 누군지도 모르는 일
     이제는 너로 하여 잊히는 하루를 살겠다

     잘 보일 리 없는 얼굴 더욱 보일 리 없는 줄 모르고
     더듬어 그린 얼굴
     잡힐 리 없는 세월도 맵게 와 닿더니

     맺혀도 풀릴 줄 모르고 매듭져 산 세상을
     마주 간다 이르는 이 뉘라서
     선선히 풀어 제친 뒤

     사랑한다 이르는 말
     손짓 몸짓 발짓은 달라도
     시늉하는 짓거리는 한길로 내닫느니
     가자, 거기 불빛도 와 닿지 않는 막다른 골목으로